IT·석유화학 '맑음', 울산·전남 조선업 '흐림'

수도권 제조업체의 설비투자 실적 및 계획 (출처: 한국은행)
수도권 제조업체의 설비투자 실적 및 계획 (출처: 한국은행)

올해 IT, 석유화학·정제 업종 설비투자가 증가하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271개 제조업체(대기업 152개, 중소기업 119개)를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설비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률이 66.7%를 기록했다.

특히 설비투자는 수도권,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 등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IT산업과 석유화학·정제 업종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

올해 설비투자 '5% 이상' 증가를 계획한 업체 비중은 33.9%로 지난해 실적치 23.7%보다 10%P 넘게 증가했다. 반면 5% 이상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률은 16.3%로 지난해 실적치 25.9%와 비교해 9.6%P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IT, 석유화학·정제, 자동차 등 주력 업종이 대부분 설비투자를 늘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석유화학·정제 업종은 올해 5% 이상 설비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비중이 55.6%로 집계됐다. IT 업종도 올해 5% 이상 설비투자 증가 계획이 있는 업체 비중이 41.9%로 지난해 실적치(35.5%)보다 증가했다.

자동차는 0~5% 증가로 응답한 업체 비중이 전년보다 늘어 투자 증가폭이 다소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선업 불황과 구조조정 여파로 관련 산업 의존도가 높은 울산, 전남지역 경제 상황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IT·석유화학 '맑음', 울산·전남 조선업 '흐림'

울산지역 내 조선업 부문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지난해 10월 전년동기대비 16.6% 감소했다. 지난해 실업률은 3.8%로 2011~2015년 평균치인 2.6%보다 높아졌다.

2016년 1~10월 중 울산지역 임금체불액은 31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억원 증가했다.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근로자 수는 지난해 10월 기준 7251명으로 집계됐다.

조선업 비중이 큰 전남지역도 상황은 안 좋다. 조선업체가 몰려 있는 전남 서남부지역 제조업체 및 주요 조선사 상시고용인원은 지난해 10월 1만9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8.9% 감소했다. 임금체불액은 2016년 1~10월 189억원으로 전년대비 22억원 늘었다.

한은은 울산과 전남의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형 조선사는 선박생산 거점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리스크 관리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대경권, 제주권, 강원권에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제주권의 경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내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며 소폭 증가했다. 반면 호남권은 부동산업과 도소매업이 부진했다. 나머지 지역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한은은 향후 수출·설비투자 중심의 경기 개선세는 지속되겠지만 소비와 서비스업 성장세는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 내수 활성화 방안으로 향후 소비가 증가하겠지만 국내외 경제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이 소비심리에 영향을 줘 회복세는 완만할 것”이라며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도 향후 소비 증가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