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노믹스]美법원 "특허침해품 판매 이베이, 책임 없어"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가 특허침해품 판매를 둘러싼 법적공방에서 위기를 면했다.

아스테크니카는 미국 앨라배마북부지방법원이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의 '특허침해품 판매' 행위는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약식판결을 내렸다고 25일 전했다.

'벌 채집용 덫'(Carpenter Bee Traps) 특허권자 로버트 블레이저는 지난 2015년 특허침해 혐의로 이베이를 제소했다. 이베이가 본인 특허(US 8,375,624)를 침해한 여러 제품을 판매한다는 이유에서다. 원고는 침해품을 판매하는 행위도 침해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로버트 블레이저가 침해를 주장한 '벌 채집용 덫'(Carpenter Bee Traps) 특허(US 8,375,624) / 자료: 미국 특허상표청(USPTO)

원고는 해당 특허가 등록되기 전부터 경고장을 발송했다. 이베이가 “등록되지 않은 특허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일축하자 2013년 특허를 등록받은 후 경고장을 재차 발송했다. 그러나 이베이는 “법원이 정식으로 침해 사실을 인정할 경우 판결에 따른다”는 자사 정책에 따라 판매를 지속했다. 이에 원고는 2015년 특허침해와 침해유발을 이유로 소를 제기했다. 이베이가 특허를 침해했을 뿐 아니라 해당상품 광고 노출로 다른 소비자의 침해를 유발했다는 게 원고 주장이다.

수년간 지속된 이번 분쟁은 앨라배마북부지법 카론 보더 판사가 이베이의 약식판결 요청에 따른 의견서(Memorandum Opinion)를 발표하며 일단락됐다. 법원은 이베이가 의도적으로 침해를 방조했다는 원고 의견을 기각했다. 법원은 상품 정보 공시와 구매자 관리, 물품 배송 등 거래 전 과정을 외부판매자가 직접 관장한다는 점에서 이베이 역할을 제한적으로 해석했다. 이베이가 침해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권한과 책임은 외부 판매자에게 있다는 판단이다.

법원은 이베이가 두 가지 이유로 침해주장에 대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직접판매자가 아닌 중개업체인 이베이는 침해의심 제품에 대한 소유권이 없어 침해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또 법원 판결에 앞서 '침해 혐의'에 일일이 대응하면 기본원칙이 훼손된다는 점도 고려했다.

원고 측은 법원 판단을 놓고 “이번 문제는 배심원단이 사실에 입각해 결정해야 한다”며 반박했다. 지난해 뉴욕지법이 비슷한 사건에서 이베이에 '침해유발' 책임을 물었기 때문에 승산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원은 외부 판매자를 주축으로 운영하는 오픈마켓 특성상 직접침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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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객원기자 ysy367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