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노믹스] 獨, NPE에 인기..中도 주목

독일 법원을 찾는 특허관리 전문기업(NPE)이 늘었다. 반대로 소송 남용을 막으려 특허법을 개정한 미국에서는 NPE발 특허소송이 위축됐다. 독일과 중국을 택하는 NPE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친특허(Pro-Patent) 정책을 펼칠지도 관심사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뢰머 광장에 위치한 정의의 여신상/ 자료: 게티이미지뱅크
독일 프랑크푸르트 뢰머 광장에 위치한 정의의 여신상/ 자료: 게티이미지뱅크

◇2015~2016년 독일 등에 NPE 소송 집중

소송 분석 업체 다트IP가 최근 발표한 '미국 외 지역 NPE 특허 소송 증가' 자료를 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NPE가 독일·프랑스 등에서 제기한 특허소송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전년 대비 2013년 38%, 2014년 64%, 2015년 53%, 2016년 8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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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미국에서 NPE가 제기한 소송은 혼조세다. 전년과 비교해 2013년(21%)·2015년(37%)에는 상승했지만 2014년(-28%)·2016년(-38%)에는 감소했다. 개정 특허법 발효(2013년) 전인 2012년 NPE가 미국에서 제기한 특허 소송이 전년보다 170% 급증하고, 미국을 제외한 지역 소송이 27% 감소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2011~2016년 독일 등에서 NPE발 특허 소송은 250건을 상회했다. 같은 기간 NPE가 미국에서 제기한 소송 1만2000여건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소 제기 자체도 소송건수에 포함하는 미국과 달리 독일 등은 심리를 진행하거나 최종 결정을 내린 사건만 집계한 수치여서 단순히 소송이 적다고 치부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독일 등에서 진행한 NPE발 특허소송 4분의 3가량이 2015년과 2016년에 집중됐다. 다트IP는 이처럼 미국 외 지역에서 제기되는 소송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 NPE 승소율 64%

NPE는 나머지 국가 중 독일을 가장 선호했다. 승소율도 64%에 이른다.

2011~2016년 NPE는 독일에서 특허소송을 153건 제기했다. 미국 외 지역에서 진행된 소송(250여건) 60%가량이다. 다음으로 △프랑스 21건 △일본 18건 △영국 11건 △유럽 8건 △중국 6건 △오스트레일리아 5건 △인도 4건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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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특허권자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침해소송과 무효소송이 별도로 진행되고, 특허권자 승소율이 높다. 독일에서는 침해소송이 진행 중인 법원은 따로 진행하는 무효소송 결정이 나오지 않아도 특허 침해 여부를 판결할 수 있다. NPE 입장에서 침해피의자의 제조·판매를 금지하는 침해금지처분을 빨리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이진수 특허법인 정안 변리사는 “독일에서 특허 침해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는 침해금지처분은 침해피의자 현금흐름을 막는 강력한 압박수단”이라며 “시장이 크고 소송도 신속하게 진행하는 독일에 NPE가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독일은 특허권자 승소율도 64%로 높은 편이다. 이후 무효소송에서 일부 청구항이 무효가 되거나 권리범위가 줄어든 경우를 고려해도 특허권자 승소율은 52%다. 미국 특허권자 승소율은 53%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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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앞으로 주목해야 할 국가다. 중국은 NPE 소송건수가 6건에 불과하지만 승소율은 71%다. 다트IP는 NPE가 중국에서 제기한 특허소송건수는 적지만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갖춰 앞으로 중국이 독일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011~2016년 독일·프랑스·중국 등에서 특허소송을 제기한 NPE 승소율은 2015년을 제외하면 모두 미국보다 높았다.

◇미 트럼프 행정부 친특허정책 회귀?

미국 외 지역에서 NPE발 특허소송이 늘면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특허 정책 기조를 바꿀 것인지도 관심사다. 개정 특허법 시행 후 제재가 지나치다는 여론도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진수 변리사는 “미국에서 특허법 개정 후 특허 거래와 소송 시장이 전체적으로 크게 위축돼 다시 불을 지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한편 NPE가 미국 밖에서 제기한 특허소송에 사용한 기술 분야는 미국과 유사했다. 독일 등에서 NPE가 특허소송에 자주 사용한 기술은 통신,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컴퓨터 기술 등이다. 기술별 특허권자 승소율을 보면 독일은 생명과학(80%)에서, 중국은 기계(73%)에서 가장 높았다.

기업별로 미국 외 지역에서 NPE로부터 소송을 가장 많이 당한 업체는 ZTE다. 다음으로 △HTC △보다폰 △LG △노키아 △애플 △화웨이 △삼성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도이치텔레콤 순이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 NPE가 소송을 가장 많이 제기한 업체는 애플이다. 2위는 삼성, 3위 아마존, 7위 LG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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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종 IP노믹스 기자 gjg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