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적 수술용 로봇 브랜드 '다빈치' 제작업체인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수술혁신센터를 유치했다. 외국인투자촉진법을 살려 '서비스형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정부 노력이 통했다. 정부는 이처럼 디자인·연구개발(R&D) 같은 서비스분야 외국인 투자 유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가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설립하는 수술혁신센터를 '서비스형 외국인 투자 지역'으로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는 수술용 로봇 다빈치로 유명한 인튜이티브서지컬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외투기업이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우리나라에 수술혁신센터를 세운다. 국내외 의료인을 대상으로 로봇수술장비를 이용한 최소 침습수술 기법 개발, 최소 침습수술 교육을 벌인다. 수술로봇 7대가 상시 설비로 들어설 예정이다.
정부는 최첨단 기술을 보유한 외국기업의 한국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1994년 외국인 투자지역 제도를 도입했다. 유형에 따라 단지형·개별형·서비스형으로 나뉜다. 1994년 단지형 지역이 지정된 이래 개별형(1997년 도입)·서비스형(2011년 도입)으로 확대했다.
서비스형 외국인 투자지역은 단지·개별형에 비해 유치 실적이 저조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단지형 25개, 개별형 80개 지역이 유치될 때 서비스형은 1개 지역에 불과했다.
서비스형 외국인 투자지역 제도는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다. 인튜이티브서지컬 수술혁신센터는 2015년 대전광역시에 설립된 IDS-K R&D센터 이후 두 번째 성과다.
2015년 서비스형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때 투자금액 범위 내에서 임대료 50%(국비, 지방비 매칭)를 5년간 지원하기로 한 뒤 나온 성과다.
김용채 산업부 투자정책과장은 “기존 외투기업 유치는 제조업 위주로 대규모 부지에서 이뤄졌지만 서비스형 외국인투자지역은 도심지역 건물 단위로도 가능하다”며 “서비스업은 도심지에 있어야 관련 인력 채용이나 연관 산업 연결이 쉽고, 부가가치 창출 면에서 (건물임대료 지원이) 의미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술혁신센터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때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의료기기 등 유관 산업 성장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향후 현금 지원 확대 등 서비스형 외국인 투자지역 유치 확대 방안도 고심 중이다.
김 과장은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면서 R&D와 엔지니어링에 대한 외국인 투자 수요가 건물 중심으로 많이 옮겨갈 것”이라며 “향후 현금지원 확대 등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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