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20조원에 육박하는 내년도 '슈퍼 예산'을 4차 산업혁명 대응과 일자리 창출에 집중 투자한다. 재정으로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미래 사회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2018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이하 지침)을 확정했다.
지침이 확정되면서 정부는 내년 1년 동안 지출할 예산 편성 작업에 들어갔다. 정부는 올해 처음 400조원이 넘는 슈퍼 예산(400조5000억원)을 운용했다. 내년은 42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2016~202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상 내년도 예산안 규모는 414조3000억원이다.
박춘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국가재정운용계획상 내년도 총지출은 3.4% 증가하도록 돼 있다”면서 “여러 여건으로 볼 때 그것(3.4%)보다는 (증가율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 초점을 '민생 안정'과 '미래 대비'에 맞췄다. 4대 핵심 분야로 △4차 산업혁명 대응 △일자리 창출 △저출산 극복 △양극화 완화를 선정해 재정을 집중 투입한다.
정부가 예산안 편성 핵심 분야로 4차 산업혁명과 양극화 완화를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 사회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 실장은 “4차 산업혁명 대응은 기본적으로 민간에서 하지만 재정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면서 “기술 개발, 인력 양성 관련 부문에 (재정 역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산 투입을 늘리는 만큼 지출 효율도 높인다. 최근 세수가 증가세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져 안정적 세입 확보를 제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융합 예산'을 처음 도입한다. 4~5월 관계 부처가 사전 협의를 거쳐 성격이 유사한 사업은 융합 예산을 요구하도록 했다. 유사·중복 사업을 줄인다는 목표다. 내년 대학 창업, 관광, 공적개발원조(ODA)를 시범 분야로 추진하고 효과를 평가해 점차 확산한다.
신규 사업 관리도 강화한다. 신규 사업 예산 요구가 있을 때 과거 유사·중복 사업이 빈번하던 관련 부처를 대상으로 미리 의견을 수렴한다. 각 부처가 기존 사업을 스스로 구조 조정해 신규 사업 예산을 요구할 때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기재부는 이달 말까지 지침을 각 부처에 전달한다. 부처는 지침에 바탕을 두고 예산요구서를 작성, 5월 26일까지 기재부에 제출한다. 기재부는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예산안을 확정, 9월 1일까지 국회에 제출한다. 다만 새 정부가 5월 10일 출범해 지침이 추가·보완될 가능성이 있다.
박 실장은 “6~8월 기재부 예산실과 각 부처간 협의 과정에서 새 정부 정책 방향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도 예산 편성 과정(자료:기획재정부 등)>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