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통령선거가 본격화 하면서 이른바 대선테마주로 불리는 상장사들이 잇따라 해명성 공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주요 정당의 후보 선출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이런 양심선언 여부와 상관없이 관련업체 주가는 크게 요동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선테마주 집중 점검과 단속이 시작된 이후 20여개 상장사가 특정 대선후보와 무관하다는 공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관련업체의 해명에도 여전히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요동치는데 있다. 최근에는 특정 후보에서 벗어나 대선 공약과 관련한 정책테마주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도입한 거래소의 '사이버 경보'를 통해 이상징후를 통보받고 관련 풍문을 부인하는 공시를 한 기업 수는 지난 26일까지 모두 24곳이었다. 이 가운데 23곳이 대선테마주였다.
이들 기업이 해명공시를 한 날과 지난 27일 주가를 비교분석한 결과 전체 평균 등락률은 7% 수준이었지만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은 45.4%에 달했고,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35.8%나 급등했다.
가장 많이 오른 종목과 내린 종목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도지사 관련주다.
4대강 복원주로 불리는 자연과환경은 2월 16일 2865원이었던 주가가 3890원으로 35.78% 급등했다. 안희정테마에 대선공약 테마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대표가 충남경제포럼 임원이라는 이유로 테마주에 편입됐지만 두차례나 무관함을 공시한 엘디티는 2월 14일 5950원이었던 주가가 3240원으로 45.55% 급락했다.
역시 안희정테마주로 묶였던 SG충방(-38.79%), 원풍(-28.33%), 국일제지(-25.64%)는 20% 이상 추락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테마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표가 대선 캠프 일자리위원으로 선임됐다 그만둔 솔루에타는 공시 이후에도 주가가 34.22% 추락했다. 반면에 고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가 됐던 DSR는 해명 공시 이후 24.32% 상승했다.
금감원과 거래소는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엄중조치를 경고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정치인 테마주뿐만 아니라 정책 테마주로도 감시 폭을 넓혀 불공정 거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거래소도 이상징후가 포착되면 해당 기업에 통보해주는 사이버 경보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등 모니터링에 집중할 계획이다.
<해명 공시한 주요 대선테마주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