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사업은 브랜드 전략과 디자인 노하우, 대량 생산 체계 등이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마니아 고객 대상 수제품 체계와는 전혀 다릅니다. 대담한 전략과 협업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운동화 브랜드 '터치그라운드' 최영 대표는 창업 전부터 관련 업계 유명 인사였다. 상품기획자(MD)로 근무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서는 잇달아 히트작을 선보였다. 2000족 이상 운동화를 보유한 수집가로도 이름을 알렸다.

최 대표는 지난 2014년 회사를 떠나 창업에 나섰다. 주위 반응은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한지, 대기업 브랜드와 어떻게 경쟁할지 등을 놓고 다양한 전망이 쏟아졌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15년 7억원을 기록한 연매출이 2016년에는 9억원으로 상승했다. 지인 몇몇과 소규모로 시작한 사업인 것을 감안하면 당초 예측을 웃돌았다. 올해 매출 목표는 해외 실적까지 더한 12억원으로 정했다. 두터워진 충성 고객층이 순항을 예고하고 있다.
터치크라운드는 '70·80년대 아메리칸 빈티지 라이프'를 지향한다. 당시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한 운동화 중 스니커즈를 재해석했다.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성공한 상품 전략으로 평가 받고 있다.
최 대표는 20~30대 여성을 집중 공략했다. 맞춤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을 강화했다. 일본 기업과 손잡고 수제 생산라인을 확보했다. 30년 경력 신발 패턴사를 영입하면서 디자인 경쟁력도 강화했다. 최 대표는 품질에는 타협을 두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국내에서 얻은 인기는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촉매로 작용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에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 쇼핑몰을 각각 오픈했다. 스니커즈 본고장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시장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일본 여성 고객 사이에서 특히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다. 가격보다 품질과 독특한 디자인을 따지는 현지 고객 소비 성향 덕이다. 터치크라운드는 일본을 아시아 우선 시장으로 공략한다. 패션·문화계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온라인 마케팅 전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고교시절부터 꿈꾼 사업 무대는 언제나 글로벌 시장이었다”면서 “품질에 우선 순위를 두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글로벌 스니커즈 브랜드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