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첫 녹색기후기금(GCF) 이사회가 다음 주 열린다.
세계의 시선은 미국의 '입'에 고정됐다. “기후변화는 사기”라며 환경 사업을 맹비난 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속된 GCF 출연금을 대거 삭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회원국 중 가장 많은 출연을 약속한 미국이 계획을 철회하면 GCF사업은 직격탄을 맞는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GCF는 사무국이 위치한 인천 송도에서 내달 4~6일 16차 이사회를 연다.
미국 신정부 출범 후 첫 GCF 이사회라 출연금 조정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은 GCF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은 30억달러 출연을 약속했다. 출연 약속 금액은 일본 15억달러, 영국 12억달러, 독일·프랑스 각 10억달러, 한국 1억달러다. 미국은 이미 10억달러를 냈는데, 나머지 20억달러는 아예 내지 않거나 대거 삭감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GCF 회원국들이 2018년까지 출연을 약속한 금액은 총 103억달러다. 이 가운데 실제 납부된 금액은 36억달러. 미국이 출연을 철회하거나 삭감하면 다른 나라도 출연금을 줄일 수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사회 공식 안건으로 잡히지는 않았지만 당연히 미국 출연금 관련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비공개 회의에서 의견이 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경 사업을 적극 반대해온 트럼프는 취임 후 '석탄시대' 회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출연금 축소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출연금이 줄면 이제 막 탄력을 받은 GCF 사업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GCF는 2015년 말 첫 지원 사업을 승인한 이후 점차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GCF 재원 마련을 위해 사무국 유치국인 우리나라가 적극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위해 GCF 이사국 지위 확보 등 GCF 내 한국 위상 제고가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2015년 대리이사국 지위마저 빼앗겨 GCF 이사회에서 발언권이 없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