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시장, 한국 배터리 점유율 43%→33%로 다시 밀려나

북미 전기차시장에서 한국산 배터리 점유율이 절반 가까이 치솟았다가 다시 주춤해졌다. 인기 신차 중에 한국산 배터리를 단 전기차가 종류로는 많았지만, 일본산을 쓰는 테슬라·도요타의 공세가 워낙에 거셌다. 다음달부터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BMW·폭스바겐·아우디 등이 잇따라 출시됨에 따라 점유율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오는 9월 미국 출시 예정인 닛산의 배터리전기차(BEV) 신형 '리프(Leaf)'.
오는 9월 미국 출시 예정인 닛산의 배터리전기차(BEV) 신형 '리프(Leaf)'.

30일 북미 전기차 매체 인사이드이브이스(EVs)가 집계한 북미 전기차(BEV·PHEV) 판매량을 근거로 재분석한 결과, 지난달 한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33%(12만5056㎾h), 일본은 67%(25만9281)로 나타났다.

한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지난 1월 43%(13만3512㎾h)까지 치솟았으나 GM 볼트(Bolt) 등 신차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GM 쉐보레 '볼트(Volt)'가 지난달 1820대 팔리며 판매량 1위를 지켰지만, 신차 '볼트(Bolt)'는 전월 대비 15% 가량 줄면서 판매 순위 2위에서 5위로 밀려났다. 최근 출시된 BMW '740e'와 기아차 '옵티마PHV'를 비롯한 크라이슬러 '퍼시피카(16㎾h)' 등 판매도 저조했다.

반면 일본 배터리 점유율은 지난 1월 57%(17만8058㎾h)에서 10%p나 더 뛰었다. 테슬라 '모델S'는 지난 1월 판매량 4위에서 지난달 1750대가 팔리며 다시 2위로 올라섰다. 도요타 신형 PHEV '프리우스 프리미엄'도 1362대 팔리며 3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북미 전기차 판매량 상위 10개 모델 중 일본 배터리를 단 전기차는 7곳이나 됐다.

배터리 업계는 아직도 한국과 일본 배터리간 점유율 순위 변동 여지가 남았다고 봤다. 당장 이달 미국에 출시하는 BMW '530e'를 비롯해 다음 달 나오는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포르쉐 등이 한국산 배터리를 쓰고, 폭스바겐도 간판 전기차 모델인 'e골프' 배터리 공급선을 일본산에서 삼성SDI로 바꿔 상반기 내 신형 모델을 내놓는다. 하지만 일본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닛산 신형 '리프' 정도다.

배터리업체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산 배터리를 단 전기차가 연이어 출시됨에 따라 확률로 따지면 (반등에) 유리하지만 하반기 일본 AESC 배터리를 단 닛산 신형 '리프'가 출시되고, 테슬라나 도요타 높은 판매량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