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드라는 전기 레이싱 대회 '포뮬러E'에 참가할 만큼 높은 전기차 기술력을 갖고 있다. 쌍용자동차와 협력을 통해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고, 확산을 위한 공유 서비스까지 함께할 계획이다. 쌍용차와 서로 강점이 있는 부분에서 협력해 미래를 준비한다.”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총괄회장은 2017 서울모터쇼에 방문해 이 같이 말했다. 2011년 서울모터쇼, 2015년 티볼리 출시 행사에 이어 세 번째로 우리나라를 찾은 마힌드라 회장은 쌍용차 'G4 렉스턴'에 힘을 싣는 동시에 마힌드라와 쌍용자동차가 그려갈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선보였다.
최근 티볼리 성공, 흑자전환 등 쌍용차 부활 배경에는 마힌드라 회장 공이 크다. 인도 마힌드라그룹은 2011년 3월 쌍용차를 인수했다. 이후 쌍용차는 기업회생 절차를 마치고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 정상화 기반을 다져왔다. 마힌드라 회장은 쌍용차가 자력으로 일어설 수 있게 인수 이후 1조1000억원 규모 투자를 지원했다. 그 결과 소형 SUV '티볼리'가 성공하면서 쌍용차는 흑자전환까지 이뤄냈다.
마힌드라그룹 공동창립자인 카일라쉬 전 회장 손자인 마힌드라 회장은 미국 하버드대학교 학사와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1982년 마힌드라그룹 철강회사 재무담당 이사의 비서직으로 합류했다. 1989년에는 사장 겸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1991년부터는 자동차·농기계 부문 계열사인 마힌드라&마힌드라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1997년 이 회사 대표이사에 올라 경영 전반에 참여했다. 2003년부터 10년 동안 마힌드라그룹 부회장을 지낸 후 2012년부터는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가족기업에 머물던 마힌드라그룹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쌍용차를 비롯해 미국 REVA 전기차, 네덜란드 사티암 컴퓨터 서비스, 호주 에어로스테프, 호주 깁슬랜드 항공사 인수 등이 아난드 회장 작품이다.
그는 특히 각 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경영전략을 펴고 있다. 사티암 인수 당시에도 기존 경영진에게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많은 재량권을 준 일화로 잘 알려져 있다. 쌍용차도 2013년 800억원 유상증자를 지원한 이후 경영권에 간섭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쌍용차는 추가 대출이나 유증 없이 지속적인 성장과 연구개발(R&D)을 진행할 수 있었다.
최근 마힌드라 회장은 쌍용차와 협업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쌍용차가 2019년 말 출시를 계획 중인 순수 전기차에 마힌드라 기술력을 지원하고 있다. 쌍용차는 마힌드라와 함께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해 2020년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에 대비한다.
마힌드라 회장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마힌드라와 쌍용차가 협력을 통해 적극 공략해야 한다”면서 “차량 기술력이 뛰어난 쌍용차와 전기차 및 커넥티비티 기술이 뛰어난 마힌드라 협업은 성공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