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영원한 젊음 가능할까](https://img.etnews.com/photonews/1704/938985_20170331141036_848_0001.jpg)
“지금 20~30대 평균 수명은 120세가 될 것이다.” 앞으로는 인간 수명이 100세를 넘어 120세까지 거뜬히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는 의학과 과학기술 덕분에 수명 연장은 현실이 되고 있다. 이젠 '연장'을 넘어 인간이 죽지 않고 '영생'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까지 제시된다. 인간 노화를 막고 수명 연장을 위한 과학 연구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국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UNSW)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노화를 없애고 손상된 DNA를 회복시킬 수 있는 약물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노화는 나이가 들면서 세포 분열이나 성장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생체 기능 저하와 노인성 질환 원인으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손상된 세포 속 DNA를 회복시키는 분자 과정 핵심 단계를 규명했다. 생쥐실험에서 노화와 방사선 노출로 생긴 DNA 손상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에서 확인했다.
연구팀은 세포에 존재하는 물질인 '니코틴아마이드 아데닌 다이뉴클레오타이드(NAD+)'가 DNA 복구를 조절하는 단백질 사이에 상호작용 한다는 것을 밝혔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서 세포 속 NAD가 줄어든다. NAD는 세포 산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서 NAD가 줄어들면 뇌세포 대사가 약해진다. 그래서 NAD를 생성시키는 것이 노화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NMN이라고 불리는 'NAD+ 전구체'로 생쥐를 치료했다. 생쥐는 방사선 노출이나 노화로 생긴 DNA 손상을 복구하는 세포 능력이 향상됐다. 늙은 쥐의 세포는 투약 일주일 만에 젊은 쥐와 차이를 구별할 수 없게 변했다. 연구팀은 올 가을 임상 시험을 시작한다.
지난 2015년에는 미국 듀크대학 노화센터에서 1972~1973년에 같은 마을에서 태어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954명 전신을 정밀 검사하며 몇 년 동안 추적검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람은 노화가 일정한 속도로 진행되지만 그 속도는 개인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세포가 남보다 더 빨리 늙거나 덜 늙는 사람이 있다. 연구팀은 혈압, 간 기능, 신장, 간, 폐, 신진 대사, 면역 기능 등을 측정했다. 또 HDL 콜레스테롤, 심폐 기능, 텔로미어(Telomere) 길이까지 측정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말단의 염기서열 부위로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길이가 점점 짧아진다. 그런데 이 길이는 수명과 직결된다. 짧아질수록 세포는 노화에 들어간다. 과학자들은 텔로미어를 인간 수명을 결정짓는 주요 인자라고 추정한다. 연구팀은 데이터를 이용해 건강 쇠퇴 속도를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이 알고리즘은 당뇨, 알츠하이머, 뇌질환 등 노화와 관련된 질병 최초 징후가 나타나기 전 젊은 사람 노화를 계량화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노화세포 회복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팀은 생물이 나이가 들면서 진행되는 노화 회복을 유도하는 약물을 발굴하고 이를 활용한 노화 회복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인산화 효소 가운데 하나인 ATM 단백질 활성 저해제인 KU-60019 약물이 리소좀 기능 활성화, 세포 증식 유도 등으로 노화세포 기능을 회복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세포 내 단백질, 지질 등과 같은 생체 고분자를 분해하고 오토파지를 담당하는 세포 내 소기관인 리소좀 기능 저하는 세포 내에서 제거돼야 할 생체 고분자를 축적한다.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미토콘드리아의 불완전한 제거 등 물질 대사 불안정성을 야기해 세포 노화를 유발한다.
세포가 노화될 때 리소좀 활성 조절에 관여하는 양자펌프(v-ATPase) 단백질이 ATM 단백질로 인산화가 진행되고 v-ATPase를 구성하는 단위체 간 결합력이 약화돼 결과적으로 리소좀 기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KU-60019 약물로 ATM 단백질 활성화 조절이 v-ATPase 인산화 감소를 유도하고 리소좀의 오토파지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회복을 유도했다. 노화 동물 모델에서 상처 회복을 촉진시키는 등 노화 회복이 가능한 것을 증명했다. 인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연구는 지금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