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년'. 2원짜리 껌을 팔던 롯데가 자산규모 103조원, 매출 90조원, 재계 순위 5위, 계열사 94개를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걸린 기간이다. 소규모 식품업에서 시작한 롯데는 지난 50년간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등 다양한 분야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성장해 3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창업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식민지시대에 일본 유학중 껌 사업에 뛰어들었다. 타고난 사업가 기질로 큰 돈을 벌었고 자본금 100만엔, 종업원 10명 법인사업체를 만들며 '롯데'를 탄생시켰다. 문학에 심취했던 신 총괄회장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여주인공 이름에서 롯데라는 이름을 따왔다.
신 총괄회장은 이후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1970년대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으로 국내 최대 식품기업으로 도약했다. 롯데호텔과 롯데쇼핑을 설립해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유통·관광산업 현대화 토대도 구축했다. 또, 호남석유화학과 롯데건설 등으로 국가 기간산업에도 본격 진출했다.

신 총괄회장이 사업의 토대를 닦자 이후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몸집을 부풀렸다. 신 회장은 1988년 일본롯데 상사에 입사한 데 이어 1990년에 롯데케미칼에 입사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2004년 10월 롯데 정책본부 본부장 취임을 시작으로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다. 2006년 롯데쇼핑을 한국과 영국 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시켰다. M&A와 글로벌 사업을 주요 성장 축으로 삼아 내수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롯데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2004년 정책본부장을 맡은 이후 하이마트,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 중국 대형마트 타임스 등 국내외에서 크고 작은 M&A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 기간 동안 롯데가 인수한 기업은 30여개로 인수금액은 9조원에 달한다.
신 회장이 정책본부장에 취임할 당시인 2004년 23조이던 그룹 매출은 2015년 84조원에 이어 지난해 90조원을 넘어섰다. 신 회장은 2011년 2월 롯데그룹 정기임원 인사에서 롯데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신 회장은 어려운 시기를 마주할 때마다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지속적 투자로 위기를 타파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잡아왔다.
롯데가 강점을 가지고 있던 유통부문은 신업태 진출, 인터넷 쇼핑몰 강화 등을 통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롯데는 2010년 바이더웨이와 GS리테일 백화점과 마트 부분을 인수하며 명실상부한 '유통 1등 기업'임을 각인시켰다.
이후 석유화학 부문을 롯데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신 회장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식품부문은 해외시장 개척을 확대하며 새 돌파구를 찾는다.

롯데그룹은 창립 50주년에 맞춰 신 총괄회장 최대 숙원사업인 롯데월드타워를 오픈한다. 롯데월드타워를 대한민국 랜드마크로 키워 국민기업 이미지을 확고히 다지는 것은 물론, 연 400만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해 약 8000억원의 관광수입을 올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롯데그룹은 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롯데그룹 비전 설명회를 개최해 향후 50년을 향한 '뉴 비전'을 소개한다. 비전은 △기업의 질적 향상 △사회기여 △가치 중시 기업 등이 골자다. 외형에 치중했던 목표를 '사회와 더불어 성장 기업'으로 교체하고 이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