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명이 넘는 인력이 밤낮으로 거래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습니다. 이상 신호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거래를 원활하게 하도록 돕는 것이 코스콤이 해야 할 첫 번째 역할입니다.”
정동윤 코스콤 IT인프라본부장은 전광판 너머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니터를 바라보며 이처럼 말했다.
여의도 한국거래소 5층 통합관제센터에는 자본시장 위를 흐르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24시간 끊임없이 나타난다. 500만 투자자의 51조원에 달하는 거래대금이 제 투자처를 찾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다.
코스콤이 운영하는 통합관제센터는 네트워크 인프라와 정보보호 시스템이 모두 갖춰져 있다.
283㎡ 규모 통합관제센터 상황실 중앙에 위치한 모니터 좌측에는 투자자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각 증권사 원장관리시스템, 한국거래소 매매시스템 현황이 펼쳐져 있다. 증권사와 연결된 트래픽 정보가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모니터 우측에는 지점별 로그인 현황과 증권망 침입 시도 현황을 살필 수 있는 정보보호 모니터링 시스템이 들어서 있다. 통합관제센터에는 크고 작은 침입시도가 전해진다. 통합관제센터를 찾은 이 날도 우측 모니터 좌측 상단 푸른 화면에 179라는 숫자가 표시됐다.
권형우 IT리스크관리부장은 “푸른색과 녹색은 경미한 시도나 일반적 신호를 의미한다”며 “위험한 수준의 침입은 붉은색 또는 노란색으로 표시된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최근 중국 사이버 공격이 거세지면서 침입 시도가 부쩍 늘었다”며 “퇴근 이후에나 취침 시간에도 언제 긴급상황이 터질까 노심초사하는 것이 일이 됐다”고 말을 더했다.
거래현황을 살피고 외부 침입을 막는 일 외에도 코스콤의 일이 또 하나있다. 화재, 테러 등 갑작스런 사고에 대비하는 것이다. 지진이나 홍수 등 천재지변도 피해갈 수 없다.
이를 위해 코스콤은 경기도 안양에 재해복구센터를 운영한다. 증권사뿐 아니라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등의 중앙 시스템을 그대로 백업한다. 갑작스런 사고 발생에도 실시간으로 시스템을 복구할 수 있다. 어떤 긴급 상황에도 대응 가능하도록 이중화된 변전소, 무정전 전원 장치(UPS), 비상발전기 등 3중 정전 대비책을 갖췄다.
정 본부장은 “2000년대 초반에 동원증권에서 배관이 터져 하루 반나절 동안 증권사 전산이 완전 먹통이 된 사례가 있었다”며 “어떤 사고에도 문제없이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 역시 코스콤이 해야 할 일 중에 하나”라고 강조했다.

하루에만 500만 투자자의 51조원이 흐르는 자본시장의 IT 모세혈관은 365일, 24시간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