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인 가구와 '혼술·혼밥족' 증가로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편의점 업계 시장규모가 20조원을 돌파했다. 1989년 5월 세븐일레븐이 송파구 방이동에 국내 1호점을 선보인 지 27년 만이다.
4일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매출)는 20조4000억원으로 전년 17조2000억원보다 18.6%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편의점 시장규모는 2011년 10조원을 넘어선 뒤 5년 만에 다시 20조원을 돌파하면서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편의점 수도 3만2611개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3만개를 넘어섰다. 2015년 2만8994개보다 12.5% 늘어난 수치다. 2014년 7.8%에 그쳤던 편의점 시장 성장률은 2015년 24.6%로 크게 뛰었으며 지난해에도 18.6%에 달했다. 유통채널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편의점의 이같은 성장은 '혼밥족' '혼술족' '1인가구' 등 새로운 소비층이 탄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극심한 경기침체로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중에도 편의점은 '나 홀로 성장'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초창기 음료와 과자 위주로 비교적 단순했던 편의점 상품 구성도 최근에는 다채로운 일회용 도시락과 원두커피, 금융·택배서비스 등으로 진화, 특화 매장을 선보이는 등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편의점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1~2인 가구와 고령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국내 편의점 시장은 2030년까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점포당 매출이 아직 일본의 4분의 1 수준인 것도 성장 여력이 있다는 반증으로 보고 있다. 일본 편의점 수는 현재 5만5600여 개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에 대한 규제와 저성장 기조 등으로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편의점 시장 성장세는 두드러지고 있다”며 “1~2인 가구 증가와 혼술, 혼밥족 증가 등에 따른 근거리 소량구매 패턴 확산으로 편의점 시장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