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센서 클러스터로 거듭난다. 정부는 G밸리를 기반으로 한 센서·VR·AR 산업 마스터플랜 수립에 나섰다. VR·AR·센서 산업 현황을 분석해 G밸리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신규 플랫폼 개발 등 클러스터 사업 지원 프로그램도 만든다. 최근 성장이 정체된 G밸리에 새로운 활기가 감돌지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G밸리를 VR·AR·센서 산업 집적지로 만들기 위한 '신성장 산업 센서, VR·AR 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연구'에 들어갔다고 5일 밝혔다.
산단공은 연구에서 G밸리 VR·AR·센서 산업 현황을 분석한다. 1·2·3 단지별 △업종·기업군 △산업·입지 특성 △혁신 인프라 현황 △경쟁력 수준 등을 파악한다. 수도권에 있는 판교, 서울 마포구 상암 등 비슷한 업종 단지와 산업단지 밖에 있는 기업 경쟁력도 함께 살핀다.
산단공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G밸리 특성을 고려한 VR·AR·센서 추진 전략을 만든다. 창업·기업 성장 지원 생태계 구축, 신규 플랫폼 개발, 글로벌 진출 전략 등 산단공 내 기존의 클러스터를 활용한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산단공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G밸리 내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마쳤다”면서 “센서·VR·AR 산업에 대해 업체 잠재 수요가 있는 것으로 확인해 연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G밸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산업단지다. '1997년 구로산업단지 첨단화 계획' 수립·시행 이후 우리나라 최대 정보기술(IT) 벤처 산업단지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에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산단공에 따르면 G밸리 입주업체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9236개로 고용인원 15만1420명, 20억6900만달러어치를 수출하고 있다. 2015년 같은 기간 대비 입주업체 수 4.7%, 고용인원 4.6%, 수출액 6.2% 각각 줄었다.
G밸리는 영세 기업 위주로 꾸려져 있어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G밸리 기업의 96%가 50명 미만의 소기업이다. 서울 상암동 디엠씨(DMC),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등 유사 업종 기반의 신규 산업단지 개발도 증가함으로써 다른 산업단지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VR·AR·센서 집적지 조성으로 정체된 G밸리가 활기로 들어찰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털에 따르면 세계 VR·AR 시장은 지난해 40억달러 규모에서 2020년 150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센서 시장도 사물인터넷(IoT) 발달에 힘입어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신산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매뉴팩처링 유에스에이 정책으로 신산업 분야마다 클러스터를 만들었고, 평가도 좋다”면서 “중소·벤처기업이 활용하는 공동 장비를 집적한다면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단공은 지난달 연구 수행 업체를 선정했다. 7월에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 전략을 다듬을 방침이다.
산단공 관계자는 “연구 결과가 구체적으로 나와야 세부 내용이 확정될 것”이라면서 “우선 업종 간 융합 등으로 집적 효과가 발휘되도록 클러스터 기반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