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은행업 본인가를 받았다. 카카오뱅크는 PC를 제외한 '모바일 온리(Only)' 전략으로 차별화를 선언했다. 서비스 시작 후 초반 돌풍을 이어가는 케이뱅크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5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카카오뱅크 은행업 영위를 본인가 했다. 지난 1월 본인가를 신청한지 3개월만이다. 2015년 11월 은행업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는 출자 및 임직원 채용, 영업시설·전산시스템 구축 등을 마쳤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5월 내부직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시작하고 6월께 정식오픈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케이뱅크는 영업개시 사흘 만에 가입자가 7만5000명을 넘어서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그러나 온·오프라인 접점을 늘리는 케이뱅크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모바일에 집중하는 파격적인 노선을 택했다. PC뱅킹을 버리고 모든 금융서비스를 모바일로만 구현한다.
모바일에 특화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가 기대된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사용자 접근성에서 더 우위를 점하고 있기도 하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모바일에 특화된 각종 서비스를 예고했다. △SGI서울보증을 통해 제공하는 저신용자 소액 마이너스 대출 '모바일 속 비상금' △오픈마켓·카카오택시 이력 정보를 대출심사평가에 적용한 '중신용 대출' △카카오톡 주소록 기반 간편 송금 등이다.
이뿐 아니라 △모임 구성원 회비관리 예금 '소셜 라이프'(Social Life) △등기필증, 임대차계약서 제출이 필요없는 부동산 담보대출 △소비자-판매자 간 현금 간편 결제 △중소 상공인 마케팅 채널 △현금처럼 쓰는 '유니버셜 포인트' △인공지능 개인금융 비서 서비스 '금융봇' △핀테크 오픈 API 등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영국 모바일은행 '아톰뱅크'와 '스타링 뱅크(Starling Bank)'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지난해 4월 영업을 시작한 아톰뱅크는 기존 오프라인 뱅킹을 통째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옮겼다.
영국 모바일은행 스탈링 뱅크도 마찬가지다. PC를 버리고 모바일로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탈링 뱅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당좌예금에만 집중한다.
카카오뱅크는 PC 기반에서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 흐름이 바뀌는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 알리페이 등 중국 글로벌 기업과 연대도 예상된다.
최근 카카오는 앤트파이낸셜서비스그룹에서 자회사 '카카오페이'에 대한 2억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앤트파이낸셜은 알리바바그룹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 모회사다. 4억5000만명에 이르는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카카오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