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경유차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6'보다 열 배 이상 까다로워지는 '유로6D' 규제가 내년부터 유럽에서 시행된다. 국내에서는 2019년경 도입이 예상된다. 현대자동차는 유로6D 규제에 따라 SCR(선택적 환원 촉매 시스템) 효율을 99%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5일 배출가스 및 환경 분야 컨설팅·시장조사업체 인테저(Integer) 리서치가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인테저 에미션 서밋 아시아 태평양 2017'에서 현대차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대책을 논의했다.
유로6D는 내년 9월부터 유럽에서 일부 차종에 적용을 시작한다. 2019년 9월부터는 모든 차종에 적용될 예정이다. 국내 도입은 이르면 2019년 9월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이에 대한 배출가스 검증을 위해 시내주행 검사, 콜드 스타트 등 시험 방법 기준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배출가스를 줄이면서도 연비에 손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SCR 효율을 99%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매핑이나 인터쿨러 장착 등 부분적인 변경을 통해 유로6D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나성오 현대자동차 상용디젤엔진 성능시험팀 책임연구원은 “유로6보다 훨씬 강력한 규제가 가해지는 유로6D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엔진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모두 변경해야 한다”며 “다만 현대차는 대폭적인 HW 변화보다는 매핑, 인터쿨러, EGR쿨러 등을 통해 저온에서 배기가스 온도를 높이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2터보, 슈퍼터보,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솔리드 SCR 등 다양한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전기와 화석연료를 함께 사용해 온실가스 저감에 탁월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 개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국내 차량이 24V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어 안정성 확보를 위해 상용화 시기를 늦추고 있다.
나 책임연구원은 “대형 상용차에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은 획기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지만 기술적 성숙도를 지켜보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의 기술 상용화 수준과 더불어 48V에 대한 인프라 상용화도 함께 갖춰져야 가능한 기술”이라고 밝혔다.
벤자민 빅터 지멘스 e-하이웨이 사업개발 총괄은 유로6뿐만 아니라 유로7·8 등 향후 더욱 엄격해질 배출가스 규제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 수준에서 80%가량 감축한다는 '파리 기후 협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디젤 연료에 대한 효용성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터 총괄은 “다음 라운드 대비해서 CO2, 연비, 온실가스 등 모든 것에 대한 기술 개발을 강화해야 한다”며 “온실가스 문제는 연료와 관계가 깊기 때문에 디젤 대신 다른 연료에 대한 사용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