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노믹스]한경연 "한국 스마트카 특허, 양 대비 질 낮아"

우리나라 스마트카 특허 출원(신청)수는 2015년 기준 세계 2위 수준이지만, 질적 수준을 판단하는 인용수는 경쟁국에 비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5일 '스마트 자동차 산업의 기술역량과 발전방향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이 1970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특허청에 출원된 스마트카 기술 특허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4~2015년 우리나라 특허 출원수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1970년 1.4%에 불과하던 연도별 세계 특허시장 점유율도 2015년 10.2%로 올랐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스마트 자동차 산업의 기술역량과 발전방향 분석' 보고서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스마트 자동차 산업의 기술역량과 발전방향 분석' 보고서

1970년 이래 총 출원건수는 미국이 4006건으로 전체 61%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365건으로 일본(1144건)과 독일(451건)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세부기술에서 우리나라는 센서와 인간자동차인터페이스(HVI) 분야 특허가 많은 반면, 안전 분야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하지만 특허 질이 주요 경쟁국에 밀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카 미국 특허 출원 수가 많은 8개국을 대상으로 2011~2015년 후속 발명에 인용된 횟수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평균 0.94회로 영국(0.91회)을 제외하면 가장 낮았다. 미국이 3.91회로 인용횟수가 가장 많았고 독일(2.54회), 캐나다(2.07회), 일본·중국(각 1.81회), 대만(1.14회)이 뒤를 이었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스마트 자동차 산업의 기술역량과 발전방향 분석' 보고서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스마트 자동차 산업의 기술역량과 발전방향 분석' 보고서

다만 HVI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 등에 이어 5위로 비교적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보고서에서 스마트카 기술 수명주기가 대부분 증가세라고 분석했다. 오철 상명대 교수는 “스마트카 원천기술이 여전히 중요함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초기에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추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스마트카 원천기술은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중심의 자동차 고유 기술보다 측정이나 컴퓨터 기술영역에 더 기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교수는 “향후 기술도 정보 저장이나 광학 영역 등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정태현 한양대 교수는 “우리나라 전자산업은 과거 아날로그 기술에서 디지털로 이행하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아날로그 기술을 고집한 일본 기업을 추격할 수 있었다”며 “현재 스마트카 시장 상황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기회를 활용하려면 스마트카 관련 업계도 기술 전략을 재정비하고 지금까지와 다른 협력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며 “정부도 규제와 진흥정책을 잘 조합해 선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미국은 2013년부터 캘리포니아 등 5개 주에서 자율운행면허를 발급했고 구글은 자율주행 거리 100만㎞를 돌파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에서 임시 운행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정태현 교수는 “자가진단과 능동안전장치 등 스마트카 핵심기술 분야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시험인증기준 제정과 제도 정비 등을 위한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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