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연비·가격·무게 동시에 잡았다…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기존 엔진에 전기모터를 보조 동력으로 활용한다. 고속주행 시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저속구간에서 모터를 돌려 연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전기차(EV), 수소연료전지차(FCEV)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자동차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최근 디젤자동차 배기가스 조작 파문이 크게 일면서 하이브리드차가 대체재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대모비스 하이브리드 개발 모습 (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하이브리드 개발 모습 (제공=현대모비스)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약 7만여대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크게 늘었다. 또 스위스 시장조사기관 UBS는 2025년 디젤차 비중이 4%까지 감소하고 줄어든 디젤차 자리를 하이브리드차, 특히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가 대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브리드차는 모터 출력에 따라 스트롱 하이브리드와 마일드 하이브리드 나뉜다. 스트롱 하이브리드는 모터 출력만으로 주행이 가능한 현재 대부분 하이브리드차를 말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약한 출력의 모터를 쓰는 대신 시스템 구조를 최대한 단순화해 15% 이상 연비 개선 효과가 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 핵심부품은 MHSG(Mild Hybrid Starter and Generator)라는 시동발전기다. MHSG는 차량 시동을 걸고 전장품에 전력을 공급하고 엔진 구동력을 보조한다. 또 감속 할 때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 제동 기능이나 정차 시에는 엔진을 껐다가 출발할 때 자동으로 시동을 걸어주는 ISG(Idle Stop and Go) 기능도 포함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충주공장 (제공=현대모비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충주공장 (제공=현대모비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차는 기존 차량 전자장치 전압(12V)보다 4배나 높은 전압을 사용한다. 4배 높은 전압을 사용하면 같은 전력을 내더라도 전류는 이에 반비례해 4분의 1로 줄어든다. 이렇게 전류가 저감되면 전선 굵기가 줄어들어 전선류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 전류가 감소하면서 중간에 새는 동력 손실을 줄일 수 있어 전자장치 효율성을 제고할 수도 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차 구조를 단순하게 형상화해 보면 엔진과 벨트로 연결돼 있는 MHSG가 가속 시 엔진 동력을 보조하다가 감속 시 회생 발전을 통해 전기를 발생시킨다. 발생된 전기는 인버터를 통해 증폭돼 전압을 변환해주는 컨버터를 거쳐 48V 배터리와 12V 배터리에 각각 저장되고 이후 차량 내부 전장부품들을 구동하는데 활용한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차는 구조 단순화를 통해 부품 사이즈와 무게를 낮추면서 연비를 높일 수 있어 차세대 하이브리드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부품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적으로 연구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 최대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 역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통해 인버터 일체형 MHSG와 컨버터 일체형 배터리 시스템 등 48V 전원부품과 iMEB, MDPS 등 48V 사양에 맞는 전장품 개발을 완료하고 성능 검증에 착수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