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가스공사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업계의 LNG 도입 경쟁에 불이 붙었다. 그동안 가스공사로부터 LNG를 구매하던 발전사들이 직접 LNG 수입에 나서자 가스공사는 셰일가스 수입으로 도입 가격 절감에 나섰다. LNG 가격이 발전사 정산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를 감안하면 전력요금 원가 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NG발전 업계는 연료 직도입 비중은 늘리고 가스공사 의존도는 낮추고 있다. SK E&S와 한국중부발전 등 일부 발전사가 시도한 가스 직도입이 성공사례로 평가되면서 너도나도 가스공사 공급가보다 낮은 LNG 찾기에 나선 상황이다.
최근 사례로는 GS EPS의 당진4호기(900㎿)다. 해외에서 직도입한 LNG로 이달 1일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GS EPS가 연료를 직도입해 발전소에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진 1·2·3호기는 가스공사와 장기 계약을 맺고 연료를 구입해 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직도입을 시작한 SK E&S는 직도입 비중을 더 높였다. 2005년부터 연간 50만~60만톤 LNG를 인도네시아 탕구가스전에서 수입해 광양천연가스발전소 연료로 사용한 데 이어 지난 2월 상업발전을 시작한 파주천연가스발전소, 위례열병합발전소에도 직도입 LNG를 공급하고 있다.
두 회사는 보령 300만톤 규모 LNG터미널(SK E&S, GS에너지 공동투자)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도 셰일가스 등 경쟁력 있는 연료를 계속 들여올 예정이다.
LNG발전 업계가 직도입 비중을 높인 것은 LNG 가격이 장기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격이 불안정할 때에는 해외 가스사와 장기계약을 맺고 있는 가스공사 물량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그와 반대로 가격이 하향안정세를 보일 때에는 직접 거래하는 것이 더 저렴하게 가스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저렴한 연료비부터 가동 순번이 정해지는 우리나라 전력시장 특성상 가스가격 차이로 인해 발전소의 가동 여부가 갈린다. 저유가와 셰일가스 공급 과잉으로 LNG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자 조금이라도 싼 연료를 확보해 가동률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발전사들은 현재 시장구조상 직도입이 경제성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가스공사도 셰일가스 도입으로 공급가를 낮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가스도입 루트를 다변화해 가격변동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도 있다.
가스공사는 올해 6월부터 연간 280만톤의 미국 사빈패스 셰일가스를 들여온다. 계약물량은 350만톤이며 이 중 70만톤은 현지 트레이드 한 후 나머지 물량을 국내 도입한다. 총 여섯 대의 선박이 우리나라와 미국을 오가며 셰일가스를 실어 나르면서 올해에만 160만톤 물량을 들여올 예정이다.
미국 헨리허브 셰일가스 가격은 열량단위 기준인 MMBTU당 3~3.5달러 수준, 운송비를 포함한 국내 도입 예상가격은 8~9달러로 현재 중동산 가스가격 9~10달러보다 1달러 정도 저렴하다. 우리나라가 한 해 사용하는 가스는 약 3000만톤으로 이중 9% 정도를 차지하는 사빈패스 셰일가스가 들어올 때 우리나라 전체 가스가격 하락에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향후 국제유가와 에너지 가격 추이를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중동산보다 1달러가량 싸게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민간발전사도 셰일가스를 들여오지만 가스공사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발전업계는 LNG 도입 경쟁 효과로 발전 등 에너지 원가 하락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다른 발전사 한 관계자는 “LNG 발전사 실적 제1 지표가 LNG 도입가격”이라면서 “가스공사와 민간이 경쟁적으로 LNG를 싸게 들여오면 이는 결국 에너지 원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