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버스를 운행해보거나 현장을 보지도 않고 정부·산업계가 부정적으로 여기는데, 오히려 이익을 내야하는 사업자 입장에선 대만족입니다.”

김법민 동서교통 대표는 우리나라 최초로 전기버스를 일반 버스노선에 투입한 운수업체 오너다. 지난해 초 23대 전기버스를 도입해 전량 노선에 투입했다. 연령만료기한(10년)이 남은 8대 일반버스를 포함해 올해 36대를 추가·교체하는 계약까지 했다. 지난 1년 간 경험을 바탕으로 신규 노선 확대 등 동서교통을 친환경 운수업체로 키울 자신감이 넘친다.
김 대표는 “수없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1억8000만원을 들인 전기버스 1대당 연료비와 부품 교체비 등 연간 1200만원 비용을 줄였다”며 “운전기사도 전기버스 운행에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내연기관 버스와 비교해 운전 조작도 단순하고 소음·진동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피로감이 적다. 동서교통은 차량 당 정부·지자체 보조금(2억원) 지원으로 전기버스 23대를 구입했다. 버스 충전은 로봇형 배터리 교환방식을 쓰고 있다. 내연기관 버스에 비해 10% 가량 비싸게 차를 구입했지만, 불과 1년 만에 차량 당 운영비 1200만원 절감을 증명했다. 배터리 교환형 시스템도 당초 우려와 달리 불편함이 거의 없었다.
김 대표는 “전기버스는 정부가 매달 지급하는 유가 보조금(약100만원)이 필요 없고, 가장 큰 단점으로 지목됐던 배터리 가격이나 성능까지 향상됐다”며 “같은 크기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종전 51㎾h에서 이제는 63㎾h로 늘면서 주행거리는 늘고, 구매비는 줄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기버스를 추가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전용 충전설비·정비 센터를 비롯해 에너지관리를 위한 데이터센터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배터리 교환 로봇의 위치센서 오작동 등 하루 1~2번 발생했던 오류 건수가 최근 1주일에 1번 정도로 줄었고, 고객도 3분 정도 소요되는 배터리 교환 시간 동안 불편함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운행 노하우와 에너지 관리 등 경험치 기반의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관련 업계나 지자체와 공유해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기버스 보급 정책에 대한 아쉬움도 피력했다.
김 대표는 “제주도 보급 계획에 따라 솔선수범해 전기버스를 도입했고, 추가 구매까지 확정했는데 정부가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 등 다른 지자체 등 종전처럼 내연기관 버스 수준으로 구매하도록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카본프리 아이랜드(탄소배출 없는 섬)' 비전 실현을 위해 제주도는 전기차 뿐 아니라 전기버스 보급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당부했다.
제주=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