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미국 원유 들여온다

현대오일뱅크가 미국산 원유를 국내에 들여온다. 경제성이 확인되면 앞으로 도입량을 지속 늘릴 계획이다. GS칼텍스에 이어 현대오일뱅크가 미국 원유 도입에 나서면서 중동산 일색인 우리나라 원유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다국적 석유기업 셸과 미국 남부 멕시코만에서 생산한 원유 200만배럴을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9일 밝혔다. 금액 기준으로 1억달러에 이른다. 이 가운데 100만배럴은 5월 초, 나머지 100만배럴은 6월 초에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100만 배럴은 현대오일뱅크가 약 2.5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테스트 성격이 짙다.

이번 도입 물량으로 설비를 돌려 보고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미국산 원유를 지속적으로 수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이 회사의 원유 수입량은 총 1억4300만배럴이었다. 이번에 수입한 200만배럴은 이 중 1.4%에 불과하다.

우리 정유사가 미국산 원유를 들여온 것은 GS칼텍스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1, 12월 국내 정유사로는 처음으로 미국 본토에서 생산된 셰일오일 200만배럴을 수입했었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미국 원유는 통상 중동산 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지만 운송비가 비싸고 운송 기간도 갑절인 50일 가량 걸린다”며 “경제성만 확인된다면 도입선 다변화 측면에서도 미국산 원유 수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