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에서 17만대가량 리콜을 실시한 '세타Ⅱ' 엔진을 캐나다에서도 11만여대 리콜을 확정했다. 지난주 미국에서도 같은 이유로 119만대를 리콜함에 따라 세타Ⅱ엔진은 글로벌 147만대 가량 리콜에 들어간다.

10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최근 문제가 된 세타Ⅱ 엔진 결함과 관련해 한국, 미국에 이어 캐나다에서도 현대차 7만6683대, 기아차 3만7504대 등 총 11만4187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하는 방안이 최근 확정됐다. 캐나다 교통 당국이 현대차가 제출한 리콜 계획을 승인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앞서 미국에서도 현대차 57만2000대, 기아차 61만8160대 등 총 119만160대 차량 리콜을 확정했다. 대상 차종은 쏘나타 2013~2014(YFa), 싼타페 2013~2014(AN), K5 2011~2014(QF·현지명 옵티마), 쏘렌토 2012~2014(XMa), 스포티지 2011~2013(SL) 등 5개 차종이다. 크랭크샤프트핀이라는 엔진 부품 표면이 균일하게 가공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이로 인해 엔진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도 현대차 그랜저(HG), 쏘나타(YF)와 기아차 K7(VG), K5(TF), 스포티지(SL) 등 5개 차종 17만1348대를 리콜했다. 리콜 대상은 현대·기아차가 2013년 8월 이전 생산한 세타2 엔진 장착 차량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0월 세타Ⅱ 2.4 GDi 및 2.0 터보 GDi 엔진 장착 차량 22만4240대에 대해 보증기간을 5년·10만㎞에서 10년·19만㎞로 갑절가량 연장한 바 있다. 당시 엔진에는 문제가 없지만 고객 서비스 강화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토부에 따르면 이 엔진을 장착한 일부 모델에서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진 마찰이 극도로 심해지면서 열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금속 물질이 용접한 것처럼 녹아 베어링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 소착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리콜은 다음달 22일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리콜로 당분간 현대차그룹 '품질경영'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 시장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근간이 된 곳이다. 지금도 중국과 함께 가장 큰 시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리콜에 따른 비용으로 최대 3770억원을 들여야 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당장 비용보다 브랜드 가치 하락에 따른 기회 비용이 더욱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