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지자들에게 손편지를 보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이후 자신에게 온 많은 격려편지들에 대한 답장 성격이다.
안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쌓인 편지들- 답장을 쓰다 아무래도 모든 분께 다 답글하기는 어려워 손편지로 여기에 올려 봅니다”라며 자신이 직접 편지를 쓰는 모습과 함께 손글씨로 쓴 3장 분량의 편지를 사진으로 찍어 올렸다.
그는 편지에서 민주주의의 중요성에 대해 자신의 소견을 설명했다. 안 지사는 “혁명을 꿈꾸던 젊은 시절 세상은 흑백사진이었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진전과 함께 현실은 좀 더 교묘해지고 복잡해졌다. 현실 법과 제도의 알리바이가 모든 이들에게 부여되었다. 결국 제도의 지배를 개선하고 변환시켜내는 일은 민주주의 정치가 감당해야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당정치와 선거 제도는 우리가 소망했던 정의를 실현시켜주지 못한 채 다람쥐 쳇바퀴 돌듯 책임전가를 했고 현실변화를 바라는 모든 이들을 무기력감에 빠뜨렸다”며 “여전히 혁명을 꿈꾸었지만 세상의 변화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정당이 바로서야 한다. 노동조합과 시민사회, 지역 공동체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튼튼해야 한다”며 “제도의 지배는 제도의 변화를 통해서만 풀 수 있고, 그 제도는 결국 민주주의 정당·선거·의회·시민사회를 통해서만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시 기승전 민주주의”라고 평소에 자주 쓰던 말을 끝으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