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파트너스의 벤처펀드 총 자산 규모(AUM) 1조원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벤처펀드만으로 1조원을 넘기는 것은 국내 첫 사례다. 이 회사는 2013년 9월 5000억원 돌파 이후 3년여 만에 2배 규모로 몸집을 키웠다. 규모의 경제를 구축, 해외 직접투자 규모도 늘려 가고 있다.
벤처투자 시장의 빠른 변화에도 꾸준히 한 우물만을 파며 국내 벤처캐피털(VC) 생태계에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일 VC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성장사다리펀드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이 출자하는 신산업 육성 중소·벤처펀드 위탁 운용사 선정에 참여했다. 최소 500억원 규모로 조성되는 이 펀드는 신산업 민관협의회가 선정한 12개 신산업 분야에 펀드 약정액 절반 이상을 투자하는 펀드다.
신산업 육성 중소·벤처펀드 위탁운용사로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선정되면 전체 벤처펀드 AUM 규모가 1조원을 넘어 간다. 현재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운용하고 있는 벤처투자조합 자산 규모는 9826억원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최근 건설근로자공제회 출자 벤처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을 위한 구술심사도 마쳤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2개사를 선정, 100억원 안팎을 출자할 계획이다.
백여현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아직 위탁운용사 선정을 개시하지 않은 만큼 언제 벤처조합 1조원을 돌파할지 관측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도 “조합이나 회사도 점차 대형화해 가는 추세에 따라 해외 진출을 비롯해 창업투자회사도 어떤 발전 모델을 그릴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투자파트너스 전체 운용자산 규모는 이미 1조5000억원에 이른다. 벤처펀드 외에도 사모펀드(PEF), 신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 자산을 불렸다. 2200억원 규모로 중국에서 운용하고 있는 해외 투자 펀드의 규모는 오는 6월 6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내년의 총 운용자산 규모가 2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벤처펀드만 1조원에 이르는 것은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가 한 단계 도약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한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에 벤처 버블이 꺼지면서 벤처투자 시장에서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는 데도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은 꾸준히 자금 공급을 지속했다”면서 “벤처기업의 자금 공급원인 VC가 시장을 안정시켰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뿐만 아니라 국내 VC들도 꾸준히 몸집을 불려 가고 있다. 지난달 소프트뱅크벤처스는 1210억원 규모의 에스비글로벌챔프펀드를 결성했다. 이에 따라 LB인베스트먼트(6171억원), SBI인베스트먼트(5752억원), KTB네트워크(5282억원) 등 AUM이 5000억원 넘는 회사만 5개사가 됐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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