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단일 염기 변이를 유도하는 '크리스퍼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이하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성능을 처음으로 분석했다. 단일 염기를 변이시켜야 하는 유전자 및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고부가가치 농축산물 품종개량연구 등 분야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은 유전체 교정 연구단(단장 김진수)이 김대식 서울대 화학부연수연구원 박사와 함께 유전체 서열 분석 프로그램으로 염기교정 유전자가위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 Cas9)보다 유전자 처리 정확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유전자가위는 동식물 유전자의 특정 부분을 정교하게 잘라내는 인공 효소다. 유전자를 교정하고, 형질을 바꾸는데 쓴다. 기존 크리스퍼 가위는 유전자 두 가닥을 잘라 원하는 형질로 바꾼다. 이 때문에 유전자가 필요 이상으로 잘려 나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개발, 학계에 보고된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한 쪽 가닥에만 영향을 미친다. 유전자가위에 포함된 탈아미노효소가 유전자의 시토신(C)을 우라실(U)로 바꾸면 이후 DNA 복구 과정에서 우라실이 다시 티민(T)이 되는 원리다. 단일 염기를 교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얼마나 정확한지 여부를 알 수 없어 널리 활용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절단 유전체 시퀀싱 기법'을 적용한 분석 프로그램으로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정확성을 규명했다. 유전자 서열에 잘린 위치를 구별, 유전자가위 처리 전·후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보다 오작동 확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2억개의 인간 유전체와 유전자가위 처리 관계를 분석한 결과 평균 18곳에서만 변이를 일으켰다. 반면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90곳을 잘랐다.
연구팀은 유전자가위가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면 오작동 확률도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에 구아닌(G) 염기를 추가하면 오작동 확률을 더 줄이는 것도 가능해진다.
김진수 유전체 교정연구단장은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정확성이 입증돼 단일 염기 변이를 유도하거나 교정하는 연구가 빛을 보게 됐다”면서 “기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과 함께 유전자 교정 연구 저변이 넓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