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OLED에 그래핀 투명전극 적용... 웨어러블·폴더블 OLED 원천 기술 확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이상훈)이 대면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플렉시블 그래핀 투명 전극을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OLED 기판을 더 유연하게 만들 수 있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폴더블 디스플레이 구현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ETRI는 실감소재연구본부 유연소자연구그룹(그룹장 조남성)이 한화테크윈과 함께 그래핀으로 구부림에 취약한 인듐주석산화물(ITO)을 대체, 유연성을 대폭 높인 OLED 디스플레이용 투명 전극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대면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디스플레이에 그래핀 투명전극을 적용, 기존보다 유연성을 대폭 높이는데 성공했다. 사진은 ETRI 연구진이 그래핀 전극을 전사한 기판을 시연하는 모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대면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디스플레이에 그래핀 투명전극을 적용, 기존보다 유연성을 대폭 높이는데 성공했다. 사진은 ETRI 연구진이 그래핀 전극을 전사한 기판을 시연하는 모습.

ITO는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고 투명해서 OLED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전극 소재로 각광받았지만 구부림에 취약한 것이 단점이었다. 휘어지거나 접히면 깨지기 때문에 플렉시블, 폴더블 디스플레이에는 적합하지 않다.

유연한 그래핀 소재가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대면적 구현이 어려웠다. 그래핀 투명 전극은 두께가 머리카락 굵기인 0.34나노미터(㎚)에 불과하다. 구부림에는 강하지만 전사 과정에서 찢어지기 쉬웠다. 중간 공정에서 잔류물이 발생,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했다. 세계적으로 가로·세로 1㎝ 크기 미만으로만 만들 수 있었다.

그래핀 투명전극을 이용한 OLED 패널 제조 공정
그래핀 투명전극을 이용한 OLED 패널 제조 공정

연구팀은 대면적 그래핀 전극 제조에 적합한 신공정을 적용했다. 기존의 습식 전사 대신 건식 전사 공정을 썼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그래핀 접착력 개선 공정, 미세 패터닝 공정을 더해 전극이 찢어지지 않게 했다. 이 방법으로 370×470㎜급 OLED 디스플레이를 제작, 점등에 성공했다.

그래핀 투명 전극은 기존의 ITO 전극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낸다. 면 저항은 50~60옴(Ω)으로, OLED 디스플레이에 무리 없이 적용할 수 있다. 투과도는 85% 이상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OLED 디스플레이에 기존의 유리 기판 대신 유연한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하는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플라스틱 기판을 그래핀 투명 전극과 결합시키면 유연한 OLED 소자를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내년까지 플라스틱 기판 기술을 마련하고, 5년 안에 플렉시블·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를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왼쪽부터 조남성 ETRI 유연소자연구그룹장, 조현수 선임연구원, 한준한 선임연구원, 신진욱 선임연구원
왼쪽부터 조남성 ETRI 유연소자연구그룹장, 조현수 선임연구원, 한준한 선임연구원, 신진욱 선임연구원

조남성 유연소자 연구그룹장은 “그래핀 소재를 이용해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면서 “앞으로 중국을 포함한 디스플레이 후발 주자와 기술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