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산업을 혁신할 '4차 산업혁명' 바람이 병원에 분다. 인공지능(AI), 3D 프린팅,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 신시장 창출과 관련 생태계를 구축한다. 바이오, 의료기기 등 관련 산업 파급력도 기대된다.
'바이오 코리아 2017' 콘퍼런스가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행사는 보건복지부가 후원하는 헬스케어 분야 콘퍼런스다. '4차 산업혁명과 바이오헬스 생태계 혁신'을 주제로 제약, 의료기기, 바이오 의약품, 병원 등 관련 업계 550여개 전시부스가 마련됐다.
AI, 가상현실(VR), 3D 프린팅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 간 융합이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은 헬스케어 산업에서도 화두다. 신기술에 가장 보수적이었던 병원이 선제 대응하기 시작했다.
서울대병원은 의료영상 소프트웨어(SW)를 선보였다. 엑스레이부터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다양한 의료영상 정보를 자세하게 나타낸다. 머신러닝과 3차원 영상 구현 기술이 적용됐다. 의사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병변을 SW로 정확히 확인한다.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해 원하는 부위를 실물로 구현한다.
4차 산업 핵심인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병원은 자체 빅데이터 센터를 구현, 정밀의료 구현 인프라로 활용한다.
서울아산병원은 '헬스이노베이션 빅데이터센터'를 첫 공개했다. 병원 내 전자의무기록(EMR), 처방전달시스템(OCS), 의료영상정보시스템(PACS) 등 다양한 정보를 한 곳에 모아 연구자에게 공개한다. 연구중심 병원 전환과 의사 창업 지원 도구가 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경진대회와 자체 AI 시스템 개발에도 활용한다.
삼성서울병원은 '정밀의료 정보뱅크 플랫폼'으로 대응한다. 임상, 의료영상, 유전체, 의료검체 정보를 한 곳에 모은다. 연구용에 맞게 비식별화, 정제한다. 맞춤형 신약, 건강관리 솔루션 개발 등을 원하는 기업에 제공한다.
이형배 삼성서울병원 연구지원실장은 “4차 산업혁명 성공 여부는 데이터에 있다”면서 “다양한 의료정보를 정제해 기업에 제공,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생태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화두인 AI 기술이 구체화된다. 고대구로병원은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뇌척수액 분석 솔루션을 전시했다. 혈액으로 적혈구와 백혈구 수치, 종류 등을 분석한다. 적혈구 수치를 확인해 뇌출혈 여부를 사전에 파악한다. 말라리아 감염 여부까지 확인한다.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2등급 허가를 준비한다. 고려대학교의료기술지주회사 내 바이오젠텍이 개발했다.
AI 기술을 적용해 응급 중환자실 환자 상태를 예측하는 솔루션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주대병원이 개발한 AI 기반 응급중환자실 솔루션은 환자 질병정보와 각종 생체 데이터를 분석해 심정지, 폐혈증을 최대 3시간 전에 예측한다.
아주대병원은 병원 간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도구도 공개했다. 아킬레스는 표준화된 데이터 분석 값을 보여준다. 연령, 성별, 자주 걸리는 질병, 시기 등 다양한 요구 사항에 맞춰 결과 값을 보여준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헬스케어 산업에 ICT를 적용한 4차 산업혁명 환경은 거스를 수 없다”면서 “핵심인 데이터 처리 기술이 발전되면서 의료비용 절감, 서비스 수준 제고는 물론 지속가능한 헬스케어 산업 발전모델도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