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신성철)가 DNA를 기반 물질로 활용해 고성능 유전자 전달 치료제 및 바이오센서 역할을 하는 꽃 모양의 나노 물질 합성에 성공했다. 기존 물질보다 성능이 뛰어나 유전자 치료 및 센서 분야 발전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KAIST는 박현규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이 김문일 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 교수와 함께 DNA·구리 이온으로 상온에서 높은 성능의 '나노 꽃'을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나노 꽃은 화학적 방법으로 성장시킨 나노 결정 구조체다. 모양이 꽃을 닮아 나노 꽃이라고 불린다. 겉면이 거칠고 표면적이 넓어서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치거나 정보를 얻기에 유리하다. 각종 분야의 촉매, 센서로 쓰인다.
최근에는 단백질을 구리와 같은 무기염과 합성한 나노 꽃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질병억제 DNA를 담아 '유전자 전달 치료'에 쓰거나 각종 센서 효소를 만든다. 그러나 환원에 섭씨 100도 가까운 열수 처리 과정이 필수여서 고성능의 나노 꽃 합성이 어려웠다. DNA가 고온에 쉽게 파괴됐으며, 화학물질을 환원제로 써서 친환경성도 떨어졌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고온 공정, 환원제가 필요 없다. DNA에 포함된 아민(NH₂·질소를 포함한 유기화합물) 그룹을 직접 구리 이온과 합성시키는 방법을 썼다. 아민 그룹은 구리 이온과 '협조 상호 작용'해 직접 결합하는 성질을 지녔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유전자 전달 치료 효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기존 나노 꽃의 DNA는 체내 '핵산 절단 효소'의 공격으로 수 시간 안에 파괴됐다. 반면에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 꽃 DNA는 구리 환원 물질의 보호로 만 하루 가까이 기능을 유지한다. 화학물질 환원제와는 닿지 않아서 세포 독성도 낮다.
바이오 센서 기능도 확대된다. 새로 개발한 나노 꽃은 기존의 구조체보다 과산화수소 검출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앞으로 다양한 나노 꽃을 합성, 유전자치료와 바이오센서 활용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박현규 교수는 “DNA와 구리 이온을 상온에서 합성, 나노 꽃 성능 제고에 성공했다”면서 “앞으로 유전자 치료 전달체, 바이오 센서 활용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