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017 뉴욕오토쇼'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를 직접 소개하기 위해 미국 방문길에 오른다. 제네시스 SUV는 브랜드 다섯 번째 모델로, 오는 2019년 출시 예정이다.
12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뉴욕오토쇼'에 참석해 제네시스 브랜드 첫 번째 SUV 콘셉트를 세계 시장에 소개한다. 정 부회장이 미국을 찾은 건 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CES)를 찾아 시장 트렌드를 익혔고, 2월엔 제네시스가 올해부터 후원하는 미국프로골프(PGA) 'LA 제네시스 오픈'에 참석했다.
제네시스는 현재 G90(한국명 EQ900), G80 등 세단 제품군만 갖추고 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SUV 선호도가 크게 높아짐에 따라 제네시스 브랜드도 SUV 제품군 강화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 진출한 제네시스 브랜드는 4개월 동안 G80·G90을 합쳐 6948대가 팔렸지만, 올해 들어서는 3개월 간 3253대 밖에 팔지 못했다.
현대차미국법인(HMA)도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월 대비 8% 감소한 판매량 6만9265대에 그쳤다. 반면 싼타페·투싼 등 SUV 모델은 지난달 미국 시장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4.8%, 14.7% 증가했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 제네시스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SUV 출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뉴욕오토쇼에서 선보이는 SUV 콘셉트는 2019년 양산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브랜드 론칭 당시 기존 G80, G90에 이어 향후 5년 동안 4종의 신규 모델을 포함해 2020년까지 총 6종의 제품군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뉴욕오토쇼에서 선보인 '뉴욕 콘셉트'를 기반으로 D세그먼트(중형) 럭셔리 세단 'G70'은 올 하반기 출시한다. 이후 SUV 2개 모델과 럭셔리 쿠페 등을 추가할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이번 뉴욕오토쇼 참가를 마치고 현지 시장 점검에도 나선다. 올 1분기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누적 판매량은 26만652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2% 줄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보호무역주의'와 최근 발발한 세타Ⅱ 엔진 대규모 리콜 사태 영향을 받았다. 글로벌 147만대 차량을 대상으로 한 세타Ⅱ 엔진 리콜은 북미지역에서만 130만대가 진행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기 때문에 브랜드 론칭부터 신모델, 콘셉트카 공개 등에 신경써왔다”며 “북미 지역에서 현대·기아차, 제네시스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최근 부진한 시장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