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자유롭게 작품을 올리는 '웹툰 오픈 플랫폼'이 연이어 문을 닫는다. '자콘' 서비스 종료 선언으로 국내 순수 웹툰 오픈 플랫폼이 모습을 감춘다. 빈약한 마케팅과 높은 운영 난이도가 원인이다.
웹툰 오픈 플랫폼 자콘은 최근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이달 30일까지만 운영, 이후 사이트를 폐쇄한다. 이용자와 작가에 지급할 금액은 20일까지 1대 1 문의로 신청 받는다. 30일 이전까지 완료한다. 웹툰 오픈 플랫폼은 작가가 플랫폼과 연재 계약 없이 자유롭게 작품을 올리는 공간이다. 플랫폼은 수수료만 받고 선정성 등 최소 기준만 관리한다.
2015년 '조디악 코믹스', 지난해 '웹툰 매니아'에 이어 자콘까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국내 순수 웹툰 오픈 플랫폼이 모두 문을 닫았다. 기존 웹툰 플랫폼과 다른 모델, 공모전 개최 등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매끄럽지 않은 운영으로 구설에 올랐다.
조디악 코믹스는 서비스 시작 한 달 만에 공지 없이 서비스가 사라져 이용자와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웹툰 매니아도 서비스 공개 두 달 만에 공지 없이 종료됐다. 자콘은 연재작 이탈 등을 겪으며 사이트 폐쇄가 결정됐다.
국내에서 웹툰 오픈 플랫폼이 실패를 거듭하는 이유로 빈약한 브랜딩·마케팅 투자가 지목된다. 작가에게 따로 고료를 주지 않는 특성상 적은 돈으로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려는 사업자가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플랫폼이 유명해지지 않으면 작가와 이용자를 모두 모으기 어려워 마케팅 투자가 필수다. 운영 난이도도 기존 웹툰 플랫폼보다 높다.
브랜드 이미지 구축도 필요하다. 콘텐츠 전문가들은 오픈 플랫폼 성공 사례로 게임 플랫폼 '스팀'을 꼽는다. 자체 게임 성공으로 브랜드 가치를 증명해 다른 게임사 참여를 유도했다. '폭스툰' 등 유료 웹툰 플랫폼들이 최근 서비스 내 오픈 플랫폼을 병행하는 전략을 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세인 웹툰인사이트 대표는 “오픈 플랫폼은 독자와 작가 모두를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돼 운영이 복잡하고 서비스 가치 증명을 위해 막대한 마케팅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웹툰 오픈 플랫폼 중 성공 사례가 없어 오픈 플랫폼 전략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새로운 웹툰 오픈 플랫폼이 나올 가능성도 존재한다. 오픈 플랫폼이 가진 장점이 뚜렷하다. 기존 웹툰 플랫폼에서 거절 당하는 작가가 이용자와 소통하며 작품을 연재할 공간은 항시 필요하다. 웹툰 플랫폼사 관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창작·연재하는 것도 장점이다. 이 대표는 “웹툰 오픈 플랫폼은 운영 난이도가 높지만 작가 친화적인 특성 등 장점도 확실해 새로운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