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웅인터네셔널이 오토바이로 대만 택배시장 접수에 나섰다. 대만 전역에 널려 있는 수많은 오토바이를 배달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음식물부터 사무용품, 소모품까지 어떤 물건이든 배달하는 택배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김효준 대표가 배달사업에 뛰어든 건 오토바이 때문이다. 그는 “대만은 인구 2300만명에 오토바이 수가 1500만대를 넘는다”면서 “1인당 오토바이 보유 대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소개했다.
지리적 특성도 한몫했다. 대만은 인구가 오밀조밀 몰려있다. 지도를 펼쳐 타이베이, 타이중, 타이난 세 개 도시를 손가락으로 이어보면 인구 밀집 지역 대부분을 관통한다. 배달, 유통에 최적화돼 있는 셈이다.
사업 모델은 우버(Uber)와 같은 공유경제 플랫폼이다. 우버는 자가용을 가진 사람이 여유 시간에 타인을 목적지까지 태워주고 대가를 받는 구조다. 김 대표는 자가용 대신 오토바이를 선택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현재 플랫폼에 들어올 상점과 오토바이 기사를 모집하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원하는 대학생 사이 인기가 높다. 출퇴근 길 용돈벌이라도 하겠다는 직장인이 몰리고 있다.
김 대표는 “일단은 이달 중 배달부터 시작한다”며 “음식점이 타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체 배달 기사도 따로 뽑았다. 앱을 통해 기사와 연결되지 못한 상점에 보내기 위해서다. 인적이 드문 변두리까지 커버하겠다는 의도다.
김 대표는 이 같은 플랫폼을 배달앱 송송(SongSong)에 담았다. 국내 스타트업 하재(대표 하재훈)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오토바이 운전자 누구나 간략한 본인 정보만 입력하면 송송 앱에 가입된다. 이후 앱을 켜면 자신 주변 배달 주문을 넣은 상점 정보가 나타난다. 원하는 곳을 선택, 음식이나 물품을 전달하면 된다.
김 대표는 “배달 수수료를 낮게 책정한 까닭도 택배 서비스에 앞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운전자는 주문 고객으로부터 우리 돈 2000원 상당 수수료를 챙긴다. 현지 택시 기본료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상점용 앱은 별도로 제작된다. 배달 금액과 관계없이 단일 수수료 체계를 구축했다. 한 건당 1000원씩 받는다. 전용 홈페이지도 개설해준다. 기본 탬플릿에 가게 정보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다만 최근 막강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우버 역시 대만 시장을 겨냥해 비슷한 플랫폼을 개설한 것이다. 김 대표는 “우버 소식은 그만큼 대만 사업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의미”라며 “높은 수수료를 책정한 우버와 달리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키워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대만에 이어 오토바이 천국 베트남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