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이 1996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세 번째로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 기록을 연이어 경신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부문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ICT 주력 제품이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ICT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 증가한 16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ICT 수출 집계 이후 1, 2위를 기록하던 2013년 10월(165억7000만달러), 2014년 10월(162억9000만달러)에 이은 역대 3위 기록이다. 3월 ICT 수출액이 16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CT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했다. 두 자릿수 이상 증가세는 4개월 연속 이어졌다.
반도체가 ICT는 물론 전체 수출 호조세를 견인했다. 반도체는 지난해보다 44.1%나 급증한 7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월간 수출액이 7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와 스토리지 등 신규 수요 증가에 힘입어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동반 상승세가 지속됐다.
디스플레이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수요 확대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단가 안정에 힘입어 5개월 연속 증가한 24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4.9% 늘어난 것이다. OLED는 TV와 스마트폰 등 수요 확대로 6억달러를 넘어서며 증가세가 이어졌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보조기억장치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4.5% 증가한 6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그러나 휴대폰은 상반기의 전략폰 글로벌 출시 시기 차이에 따른 기저 효과와 부분품 현지 조달 확대 등으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휴대폰 수출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줄어든 16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중국(81억달러), 베트남(21억7000만달러), 유럽연합(9억1000만달러) 수출이 동반 상승했다. 중국은 4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베트남은 50% 가까이 급증하며 월 수출액 20억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미국은 휴대폰 수출 감소로 19.2% 줄어든 14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ICT 수입은 86억5000만달러를 기록, 무역수지 흑자가 75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무역수지 흑자(65억5000만달러)를 뛰어넘은 것이다. ICT를 제외하면 전체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ICT 및 전체 산업 수출입 동향, (단위:억달러, %)>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