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우리나라는 2000년 이미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 7%)로 진입했고, 오는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21% 이상)가 될 전망이다. 고령 인구가 급증해 재활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재활관련 인력과 기기는 크게 부족하다. 이런 가운데 대구대학교(총장 홍덕률)가 산학협력을 통해 재활보조기구 및 재활의료기기 생산 기업을 지원하는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구대는 지난 2015년 9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재활산업전문인력육성사업에 선정돼 2020년 6월까지 재활 전문인력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재활산업전문인력육성사업은 초고령 사회가 심화되면서 늘어나고 있는 재활서비스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재활의료기기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이다.
사업기간은 2020년 6월까지 총 5년이며, 총 사업비는 31억 9700만원(국비 21억5000만원, 대학 7억5000만원, 경북도 2억5000만원, 민자 4700만원)이다. 대구대는 재활산업전문인력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재활산업기술전문인력양성사업단(단장 최병재)을 설립하고, 지난해 3월 대학원 석·박사과정의 재활산업학과를 신설했다. 재활산업전문인력육성사업은 재활관련 석·박사급 전문인력을 육성해 재활산업을 활성화시키자는 목적이 있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재활의료기기 기술 동향 및 전망 이슈 보고서를 통해 재활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지적했다.
KEIT는 보고서에서 고령자와 장애인의 원활한 사회복귀와 생활보조기능, 재활 치료 등을 도울 수 있는 제품들은 잠재 성장력이 높은 분야라고 지적했다.
사업단은 신설된 재활산업학과를 통해 로봇 재활기기 제작, 인증, 운용 등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2015년 7월부터 지금까지 진행된 1, 2차년도 재활산업전문인력육성사업에 33개 기업과 19명의 교수가 참여했다. 여러 참여기업 가운데 16개 기업(1차년도 10개, 2차년도 6개)이 시제품을 생산해보는 산학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산학프로젝트에는 작업치료, 특수교육, 언어치료, 재활심리 등 다양한 학부과정을 거친 재활산업학과 대학원생이 참여했다. 석·박사 학생은 현재 20명으로 등록금이 전액 무료(국비 지원)이다.
산학프로젝트 결과물도 풍성하다. 우리소프트는 '저주파를 이용한 근력운동 및 치료기기 수트 개발'이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재활 및 트레이닝용 EMS수트의 국산화가 목표이다. 성현C&T는 '내반슬 재활교정용 부하조절 및 구동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내반슬 재활교정용 기기개발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현장실무능력을 배양했고, 기업은 기기개발에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사업단은 또 노르웨이 알루리햅, 스위스 호코마 등 세계적인 재활기기 기업들과 협력해 학생들에게 최첨단 재활기기 및 재활로봇을 활용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대 재활산업기술전문인력양성사업단 송정헌 재활산업학과 교수는 “재활보조기구 및 재활의료기기는 장애인과 노인들의 일상생활보조, 원격진료뿐만 아니라 인지장애를 경험하는 노인들의 간병, 실종사고에 대한 대비 등을 포함,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돼 있지만 재활을 이해하고 안전과 인증, 표준 등에 대한 전문 인력이 없어 산업화가 더딘 편이다. 재활전문가 양성을 통한 재활산업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인터뷰-최병재 대구대 재활산업기술전문인력양성사업단장]
“장애인을 포함하여 고령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그들을 적극적인 생산적 소비계층으로 참여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재활 및 일상생활과 관련된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재활의료기기에 관한 연구와 관련 분야 산업의 발달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최병재 대구대 재활산업기술전문인력양성사업단장은 “우리나라는 재활관련 기술은 미국과 비교해 5년 정도 뒤져있고, 특히 생활 및 이동 지원기기 기술은 2012년에 비해 격차가 더 늘었다”면서 “재활관련 기술분야의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내 병원의 재활의료기기 수입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면서 “국산화를 앞당기고 수출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재활의료기기 연구와 개발을 지원하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국책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활치료 로봇을 예를 들면, 세계적으로 관련 시장이 성숙해짐에 따라 해외 선두기업은 다양한 기능의 로봇을 개발해 치료에 활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재활치료로봇은 종류도 제한적이며 임상적 효과에 대한 교육 자료 연구 및 개발이 걸음마 단계입니다.”
최 단장은 “해외 선두 업체와 경쟁하고 재활로봇의 성공적 국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임상에 근거한 제품 개발 및 임상효과 검증, 그리고 재활전문 치료사들을 위한 교육 자료 개발 및 프로그램 운영 등이 함께 지원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