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미집을 모방한 바이오센서가 개발됐다. 기존 바이오센서보다 감지속도가 20배나 빨라 암과 같은 질병의 정확한 조기진단에 활용될 전망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손상혁)은 김철기 신물질과학전공 교수와 임병화 박사과정 학생이 거미집을 모방한 자성패턴을 활용, 기존 바이오센서보다 감지속도가 20배 빠른 바이오센서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바이오 진단센서 감지능력은 센서 분해능과 진단하고자하는 분자의 이동 및 반응 결합속도에 따라 결정된다. 국내외 연구자가 나노소재 개발을 통해 분해능을 향상시켜왔지만 분자 이송속도가 느려 센서 감지능력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단백질과 DNA 등 바이오 분자 이동이 느리다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기장을 이용했다. 바이오 분자에 초상자성입자 라벨을 부착, 외부자기장을 사용해 바이오 분자 이동을 쉽게 제어하고, 이를 초고감도 자기센서로 감지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초상자성입자가 부착된 바이오 분자를 센서로 모으는 방법으로 저밀도 바이오 분자 포집 능력을 증가시켜 바이오센서의 감지 능력을 향상시켰다.
초상자성입자가 바이오센서 중심을 향해 움직이도록 설계된 거미집 형태의 미세 자성 패턴과 고감도 바이오센서를 플랫폼에 배열하는데 성공했다.
거미집 모양 자성 패턴에 회전자기장을 가하면 초상자성입자가 부착된 바이오 분자가 센서로 빨리 모이게 할 수 있는데, 그 이동 속도가 빨라 확산에 의한 방법보다 20배 빠르게 감지 가능하다.
연구팀은 바이오센서 플랫폼을 활용, 감지 영역으로부터 먼 거리에 있는 초상자성입자가 결합된 바이오 분자를 모니터링하는데 성공했다. 초상자성입자가 운송을 위한 바이오 분자 운반자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센서에 바이오 분자가 있음을 표시하는 표지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김철기 교수는 “기존 바이오센서는 확산에만 의존해 센서가 저밀도 바이오 분자를 감지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감지효율이 떨어졌다”면서 “자기장 기반 바이오센서 플랫폼은 바이오 분자의 포집 능력을 향상시키고, 바이오 분자 이동 속도와 감도를 증가시켜 암과 같은 질병의 조기 진단과 재발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