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규 결성된 신기술투자조합 규모가 1조원이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결성 조합도 창업투자조합보다 많은 수를 기록했다. 신규 투자 규모도 창업투자회사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다.

1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결성된 신기술투자조합은 127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결성 규모는 1조2516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대비 83개 조합이 늘었고 결성 규모도 3000억원 증가한 셈이다.
운용 중인 신기술투자조합 183개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난해 결성된 셈이다. 전체 자산규모는 4조원을 넘어섰다.
신기술금융회사들의 투자조합 결성 규모가 공식적으로 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벤처투자 업계에서는 신기술금융회사 등록을 위한 자본금 요건이 낮아지고 금융투자회사도 신기술금융업 겸업이 가능해지면서 신기술투자조합 규모도 대폭 증가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했다.
여신금융협회 측도 “신기술금융회사 신규 진입 및 그간 조합결성에 소극적이었던 중소형사의 소규모 신기술투자조합 결성 확대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체 조합 수는 크게 늘었지만 조합 당 결성 금액은 큰 폭으로 줄었다.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결성된 신기술투자조합 평균 규모는 99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실제 신기술금융회사인 케이클라비스가 지난해만 24개 조합을 신규 결성하는 등 소규모 조합이 크게 증가했다.
신규 투자는 전년 대비 20.7%가 늘었다. 신기술투자조합은 지난해 656개 회사에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전년 대비 2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투자 잔액은 3조원으로 전년(2조4000억원) 대비 26.8% 늘었다.
정부의 벤처활성화 정책기조, 공동 운용 허용 및 진입장벽 완화 등 제도적 지원으로 인한 신기술금융회사 증가가 직접 영향을 미쳤다. 실제 지난해 신기술금융업으로 신규 등록한 회사는 20개사에 달한다.
이 같은 신기술투자조합 규모 증가는 당초 벤처투자업계 예상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창업투자회사들은 지난해 1191개 회사에 2조1503억원을 신규 투자했다. 신기술투자조합 투자 규모가 어느새 창투사의 절반 수준까지 올라온 셈이다.
투자 방식도 큰 차이를 보였다. 신규투자 36.8%를 창업 3년 미만 초기 기업에 투자한 창투업계와 달리 신기술금융회사들은 63.4%를 창업 7년 이상 후기기업에 투자했다. 초기기업 투자는 13% 수준에 불과했다.
업종별 투자 비중도 차이가 났다. 신기술투자조합은 정보통신 또는 제조업종에 각각 투자 재원 32.3%, 31.8%를 투자했다. 반면 창투사들은 정보통신(23.4%), 생명공학(21.8%), 엔터테인먼트(19.1%) 순으로 투자 비중이 컸다.
출자자도 정책기관보다 일반 법인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신기술투자조합 출자자 가운데 일반 법인이 36.8%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정책기관(31.3%), 여신금융회사(19.4%)가 차지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성장사다리펀드의 신기술금융조합 출자 확대와 금융투자업계의 신기술금융 진출 등이 이어지면서 전체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벤처투자업계 발전을 위해 창투조합과 신기술조합 뿐만 창업벤처 전문 사모펀드(PEF)까지 벤처투자와 관련한 종합데이터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기술금융업 투자실적, (단위 : 개, 억원, %), 자료:여신금융협회>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