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경제성장률 전망치 0.1%P 상향... "IT업종 호조로 설비투자 확대 기대"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1%P 상향한 2.6%로 조정했다. 경제 회복세를 근거로 전망치를 올린 것은 2013년 7월 이후 3년9개월 만이다. 기준금리는 동결해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현 1.25%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13일 국내외 여건 변화를 감안,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을 2.6%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경제성장률 전망치 0.1%P 상향... "IT업종 호조로 설비투자 확대 기대"

한은 경제성장률 전망 상향 조정은 2014년 3월 이후 3년만이다. 당시에는 경제 회복세 보다는 국민 계정 체계와 기준년 개편을 이유로 성장률 전망을 4.0%로 수정 발표하며 3개월 전 전망치 3.8%에서 0.2%P 올렸다.

올해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1%P 상향조정되면서 레벨 업 효과를 봤다. 최근 수출 증가로 완만한 경제 성장세가 이어진다는 판단도 반영됐다. 소비심리가 위축됐던 올해 초와 달리 탄핵 결정과 대선일정 확정 이후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소비심리도 다소 개선됐다는 평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정보통신(IT)업종 호조로 IT 대기업 설비투자 실적이 늘어났다”며 “앞으로 투자계획도 규모를 확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마이너스(-2.3%)에서 올해 6.3%로 반등하고 상품수출 증가율도 전년대비 1.1%P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IT부문 투자 확대 배경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도 글로벌 IT 업황이 금융위기 이후 부진에서 벗어나 수요 우위 기조를 지속, 본격적 회복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업황 호조 등을 바탕으로 국내 IT부문 투자가 견실한 흐름을 이어가고 설비투자도 회복세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종전 1.8%에서 0.1%P 올린 1.9%로 조정했다. 석유류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안정 목표인 2%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이주열 총재 주재로 개최한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기준금리 변동이 부담스러운 국내외 여건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는 가계부채 급증이, 해외에서는 미국 보호무역주의와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 등 불안 요인이 여전하다. 중국 사드 보복, 대우조선해양 채무 재조정 불안 요소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금융 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완화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 총재는 “앞으로 성장 물가 경로를 고려해보면 금리 인하 필요성이 이전에 비해 줄었다”며 “대외 교역 여건 불확실성, 지정학적 위험 등이 잠재해 있기 때문에 경기 회복세를 지지하기 위한 완화기조는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