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산 배터리 시장점유율이 또다시 떨어졌다. 지난 1월 43%까지 치고 올랐지만 일본 배터리를 쓰는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이 세 배 급증하면서 23%까지 하락했다. 이르면 이달 한국산 배터리를 단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미국 출시됨에 따라 시장 반등할지 주목된다.
16일 북미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이브이스(EVs)가 집계한 북미 전기차(BEV·PHEV) 총 판매량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산 배터리 판매량은 23%(15만7532㎾h), 일본산은 77%(55만921㎾h)로 나타났다. 한국산은 지난 1월 43% 시장점유율로 최고점을 찍은 후 2월 33%, 3월 23% 연이어 하락세다.
이는 일본 파나소닉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은 급증한 반면 국산 제품을 쓰는 GM, BMW 전기차 판매량은 늘지 않았다.
테슬라 '모델S'는 2월 판매량 1750대에서, 지난달 3450대로 두 배 늘었다. '모델X'는 800대에서 2750대로 세 배나 뛰었다. 2월까지 시장 1위를 지켰던 GM 쉐보레 '볼트(Volt)'는 지난달 2132대 팔리는데 그쳐 누적 판매량에서 2위로 밀려났다. 올해 신차효과를 기대했던 GM '볼트(Bolt)' 역시 캘리포니아 등 이외 판매처를 확대하지 못해 7위(978대)에 머물렀다. BMW 'i3'(삼성SDI)는 주행거리를 150%로 늘린 신형 모델을 내놨지만, 703대 팔리며 상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업계는 한·일 전기차 배터리 시장 경쟁이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출시되는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비롯해 포르쉐 등 신형 전기차가 한국 제품을 쓰고, 최근 공급선을 파나소닉에서 삼성SDI로 바꾼 폭스바겐 신형 전기차 'e골프'가 곧 출시되기 때문이다. 일본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오는 9월 출시되는 닛산 신형 '리프(Leaf)'정도다. 지난달 북미 판매 중인 33개 전기차 중에 20개 차종이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행성능은 물론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이르면 이달 중 미국 판매가 시작될 것”이라며 “출시와 동시에 전기차 시장 상위권 진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7년 1분기 북미지역 상위 전기차 판매량(자료 인사이드이브이스(EVs))>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