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위기 넘기 위해 공동운항 날개 펼치는 국내 항공사

국내 항공사들이 최근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의한 한국관광 금지 조치에 부진 타개 방법으로 다른 항공사와 코드셰어, 공동운항을 늘리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는 중국 노선을 줄이고 장거리 노선에서 공동운항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 스티브 시어 델타항공 국제선 사장 및 글로벌 세일즈 전무(왼쪽부터)가 양해각서 체결 후 기념촬영했다.<대한항공 제공>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 스티브 시어 델타항공 국제선 사장 및 글로벌 세일즈 전무(왼쪽부터)가 양해각서 체결 후 기념촬영했다.<대한항공 제공>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주요 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승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한 17만7318명으로 집계됐다. 중국이 지난 2월 자국 여행사에 한국관광 전면금지 조치를 내린 이후 3월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탓이다.

중국 노선은 항공업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 대한항공은 중국 28개 도시에 취항하며 38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액으로 중국 노선 비중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3%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지난해 4분기 기준 19%에 달한다.

항공업계는 중국 정부 '사드 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항공사와 공동운항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미국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에서 운항 스케줄과 항공권 판매를 함께하는 '조인트 벤처' 협력을 맺었다. 양사는 태평양 노선 스케줄을 함께 짜고, 항공권 판매와 마일리지 적립 시스템을 공유하는 등 하나의 항공사처럼 움직이게 된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미주 250여개 도시와 아시아 80여개 도시를 긴밀하게 연결, 편리하고 다양한 스케줄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차세대 항공기 A350-900 도색 완료 모습 (제공=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차세대 항공기 A350-900 도색 완료 모습 (제공=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은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인천~시카고' 노선 공동운항에 나섰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승객은 유나이티드항공 공동운항편으로 보스톤, 피츠버그 등 시카고발 국내선 16개 노선을 추가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미주 본토 5개 노선(시카고·LA·뉴욕·샌프란시스코·시애틀)에 대해 유나이티드항공과 공동운항을 실시하게 됐다.

진에어는 젯스타 그룹과 제휴해 베트남 국내선을 연계한 인터라인 노선을 강화했다. 인터라인 노선은 △인천~하노이~다낭 △인천~다낭~하노이 △인천~다낭~호찌민 △부산~다낭~하노이 △부산~다낭~호찌민 등 5개 노선이다. 지난달부터 △인천~오사카~케언스 △인천~나리타~케언스 △인천~나리타~골드코스트 등 3개 노선의 인터라인 노선을 판매하고 있다.

진에어 장거리 항공기 B777-200ER (제공=진에어)
진에어 장거리 항공기 B777-200ER (제공=진에어)

항공업계는 공동운항 확대 외에도 중국 노선 감축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이달 23일까지 중국발 예약 부진 8개 노선의 항공편 총 79회를 감편하기로 한 조치를 오는 6월까지 연장키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한시적으로 중국발 12개 노선 항공편 90회를 감편하기로 했지만 사드보복에 따른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감편을 연장키로 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중국 노선을 감편하거나 휴항을 선택하고 있는 중이다. 진에어는 주 7회 운항 중인 '제주~상하이' 노선을 주 4회로 축소하는 한편 제주도와 시안을 잇는 노선은 휴항하기로 결정했다. 티웨이항공은 인천에서 웨이하이, 인촨, 칭다오 노선과 '제주~난닝', '대구~상하이' 노선을 당분간 운항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