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펀드 운용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 대표적 단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도 포기를 선언하는 운용사도 속속 등장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17일 코스콤에 따르면 1차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결과 지난 6개월 간 안정추구형 알고리즘 수익률이 평균 0.63%를 기록했다. 이날 수익률은 지난 14일까지 수익률을 최종 산출한 결과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는 지난해 11월부터 국내외로 나눠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6가지 알고리즘으로 운용됐다. 안정추구형 알고리즘은 원금보장상품인 파생결합사채(DLB), 단기채권형 MMF, 예·적금 등을 주로 편입하도록 구성된다. 운용 인력 없이도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로보어드바이저 핵심 진출 분야로 꼽였다.
하지만 6개월 운용결과 안정추구형 알고리즘 평균 수익률은 MMF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같은 기간 129개 MMF의 평균 수익률은 0.64%를 기록했다. 안정추구형 알고리즘보다 0.01%P 높다.
MMF는 채권 및 전자단기사채 등 유동성 자산에 주로 투자한다. 원금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어 대기성 자금이 주로 몰린다. 13일 기준 MMF 순자산총액 규모는 133억원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금손실 가능성을 걱정하면서 MMF보다 못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기성 자금을 맡기기엔 위험이 너무 크다”며 “적어도 MMF 이상 수익률을 목표로 알고리즘을 운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안정추구형 알고리즘 26개 가운데 6개 알고리즘은 손실을 보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 스마트 로보Q, 예스스탁 웰스멘토밸류, NH농협은행 NH로보-프로(PRO), 아이콘 알파 알고리즘 등은 1%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가장 적은 수익을 기록한 MMF 수익률은 0.33%이다.
적극투자형과 위험중립형 알고리즘은 성과가 더 크게 갈렸다. CHFC한국평가인증의 myGPS 알고리즘은 8.2% 수익률을 기록했다. 적극투자형 알고리즘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다. 위험중립형 알고리즘에서도 5.77%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다음소프트의 에베레스트 알고리즘은 5.84% 손실을 봤다.
코스콤 측은 이번 테스트베드 결과를 반영해 2차 테스트베드를 진행할 계획이다. 코스콤은 21일까지 참여 신청을 마치고 11월까지 2차 테스트베드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 금융위도 이르면 이달 중 테스트베드 결과를 바탕으로 로봇 공모펀드 출시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강석희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사무국 부장은 “2차 테스트베드는 알고리즘 주식 편입 종목 수를 5개에서 10개로 늘리고 운용자금도 운용사가 폭넓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수익성보다 알고리즘 안정성을 우선 평가하는 만큼 이번 결과로 알고리즘 전반을 평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 국내형 알고리즘 및 MMF 수익률 추이 (단위:%), 자료: 코스콤 및 에프앤가이드>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