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60년 간 이어온 한미 동맹을 포괄 전략동맹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 시 강력한 징벌적 조치를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중국과 면밀히 협력하는 한편 북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도 조속 배치·운영한다. 양국이 협력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지면서 국제 정세 논의에서 우리나라가 배제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우려도 불식시켰다.
17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총리공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동 발표문을 발표했다.
황 대행은 “한미 동맹은 안보, 경제, 통상, 글로벌 협력을 중심으로 더욱 강력한 동맹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면서 “갈수록 고도화되는 북한 핵 미사일 위협에 확장 억제를 포함한 연합 방위 태세 강화를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동맹은 한반도·동북아 평화번영의 핵심 축이다. 펜스 부통령과 북한 핵미사일 위험 엄중성과 시급성에 인식을 같이 했다”도 말했다. 이어 “확고한 북핵 불용 원칙 하에 글로벌 대북 압박망을 더욱 촘촘히 하고 제재를 철저히 이행해 북한의 전략적 셈법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사드 배치에 대해선 조속히 운영하기로 했다. 양측은 중국이 사드 배치에 반발해 취한 부당한 조치가 조속히 중단되도록 노력한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황 대행은 “주요 현안 대처와 해결에 양국 간 한 치의 빈틈도 없는 긴밀한 협의와 조율도 약속했다”면서 “한미 양국이 글로벌 파트너로서 범세계적 현안해결에 함께 하는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우리나라 대선결과와 관계없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전과 안보 의지는 확고하고, 한미동맹도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을 향해서는 이른바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포했다.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과 인접국에 대한 적대적 행위, 자국민 억압은 종식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펜스 부통령은 “한국 국민에게 확신을 주고 싶은 점은 5월 9일(대선일)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한국에 대한 안보 의지는 확고하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한국과 100% 함께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주 동안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이 택한 행동에 의해 세계는 새로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힘과 결의를 봤다. 북한은 이 지역에서 미군의 힘을 실험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내가 한국에 오는 와중에도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이달 초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의견을 나눴고, 유엔안보리결의안을 온전히 준수할 것임을 양국 정상이 약속했다고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한국이 자국을 방어하는 데 있어 중국이 경제적 보복조치를 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의 방어적 위협을 관리하는 게 적절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밝혔듯이, 중국이 북한을 대처 못하면 미국과 우리 동맹국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황 대행 면담에 앞서 이날 오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다. 그는 DMZ 방문과 관련해 “나의 부친이 한국전 참정용사였다. 오늘 DMZ에서 한미 양국군이 함께 근무하는 모습은 개인적으로 아주 감동이었다. 한미 간 동맹은 내게는 상당한 자부심”이라며 60년간 이어진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했다.
그는 1976년 북한군의 도끼 만행사건으로 희생당한 아서 보니파스 대위의 이름을 딴 캠프 보니파스에도 방문했다. 북한과의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25미터 떨어진 최북단 '오울렛 초소'도 찾아 북한을 살펴보기도 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
성현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