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행복 최우선… 김봉진 배민 대표 승부수

배달의 민족 사무실.
배달의 민족 사무실.

배달의 민족 직원 가운데 아이를 둔 부모는 다가올 어린이날 앞뒤로 하루씩 쉰다. 연차 삭감 없는 유급휴가다. 자녀 재롱잔치, 입학식, 졸업식 날에도 출근하지 않는다. 주 35시간만 일하면 된다. 2주짜리 장기 휴가도 낼 수 있다.

이 같은 복지혜택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직속 피플팀이 얻어낸 성과다. 이 팀은 회사 내 어느 조직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직원 복지를 짊어진 별동대다. 2012년 김 대표가 직접 만들었다. 당시 영업부에서 건너온 직원 한 명이 팀을 이끌었다.

피플팀은 그 동안 다양한 실험을 했다. 대표적인 게 월요일 오후 1시 출근 제도다. 시행 초기 직원들 반대가 심했다. 일하기도 바쁜 스타트업에겐 사치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6개월 시한부로 운영을 시작했다. 실적이 떨어지면 곧바로 없애는 조건을 달았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12년을 기점으로 거래액이 꾸준히 증가했다. 2012년 1800억원, 2013년 3200억원, 2014년 7500억원, 2015년 1조1900억원을 기록했다. 직원 행복이 고객 서비스 질을 높여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김 대표 생각이 맞아떨어졌다.

탄력을 받은 피플팀은 2주간 장기휴가 제도를 정착시켰다. 본인·배우자·자녀 생일, 양가 부모님 생신, 결혼기념일 4시 퇴근 정책도 이끌어냈다. 올해부터는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퇴근 시간도 6시 반에서 6시로 30분 앞당겼다.

현재 피플팀은 김 대표 지원 사격 아래 7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임직원이 복지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알뜰살뜰 챙긴다. 정시에 퇴근하라고 등 떠미는 역할도 한다. 해마다 대여섯 번씩 유명 인사를 초빙, 세미나도 연다.

김봉진 배달의 민족 대표.
김봉진 배달의 민족 대표.

배달의 민족은 인터널(내부) 마케팅을 실천하고 있다. 고객을 만족시키기 앞서 조직 구성원인 직원부터 만족시켜야 한다는 철학을 경영방침으로 삼은 것이다. 스타트업이 국내 기업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도 세웠다.

배달의 민족 주문 건수는 2014년 520만건에서 2015년 700만건, 지난해 1100만건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동안 매출도 291억원, 495억원, 849억원으로 뛰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24억원을 달성, 흑자 전환했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복지 제도 확대가 성장 비결이라는 것을 실적 상승으로 증명했다”며 “직원 개개인과 가족에게 소중한 시간을 선물하면서도 업무에는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