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가 쇼핑 비수기 4월을 맞아 '역대 최대' 타이틀을 달고 대대적인 봄 정기세일을 진행했지만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소비심리에 사드 보복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급감, 미세먼지로 인한 외출 자제 등이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업계는 5월 가정의 달과 최장 11일까지 쉴 수 있는 5월 초 황금연휴를 적극 활용해 역신장의 늪에서 탈출하겠다는 각오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이뤄진 봄 정기세일 기간 동안 매출이 전년 대비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지난해 대비 2.1% 줄어든 실적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김해점·동대구점·스타필드 하남점 등을 오픈한 신규점포 효과와 강남점 리뉴얼에 힘입어 봄 정기세일 실적이 전년 대비 11.8% 늘어났다. 하지만 신규 점포를 제외한 기존점은 3.2% 상승했다. 역신장한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 비해 선전했지만 소비심리가 완전히 회복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백화점 봄 정기세일 실적이 역신장한 가장 큰 이유는 좀처럼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파격적 할인행사를 준비했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봄철 미세먼지와 황사로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려 백화점 방문율이 떨어진 것과 사드 보복 일환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여행을 전면 금지한 것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한 어수선한 정국과 대선을 앞둔 정치적 환경도 소비심리 회복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렇자 백화점 업계는 5월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매출 회복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연휴가 자리잡고 있는 만큼 가족단위 고객들을 잡는데 전력을 집중한다는 목표다.
실제 백화점업계에서는 5월 황금연휴기간 매출이 급증해 소비진작 효과를 누려왔다. 지난해 5월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롯데백화점은 연휴 3일 간(5월5일~7일) 매출이 2015년 같은 기간보다 64.6% 증가했고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역시 각각 41.5%, 31.1%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가정의 달 선물 상품전'을 기획하고 있다. 피크닉을 테마로 점포별로 가족 단위 고객들을 위한 이벤트를 개최하고 의류·잡화 등을 할인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도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메이 이즈 카니발' 테마행사를 진행하며, 롯데백화점도 봄 정기세일 실적이 저조했던 만큼 다양한 행사와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다채로운 이벤트와 대형행사를 통해 연휴기간 동안 백화점을 방문하는 가족단위 고객들에게는 즐거움을, 휴가를 준비하는 고객들에게는 실속 있는 상품을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