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숨통 텄다... 5차례 사채권자집회 모두 통과, 자율적 구조조정 돌입

대우조선해양이 벼랑 끝에서 한줄 숨통을 텄다.

정부가 제시한 채무조정안이 5차례에 걸친 사채권자 집회에서 모두 통과되며 'P플랜(프리패키지드플랜)'으로 불리는 단기 법정관리 위기에서 벗어났다. 다음 달부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신규자금 2조9000억원 투입도 이뤄진다. 기업어음(CP) 보유자 동의까지 마무리되면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율적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대우조선해양, 숨통 텄다... 5차례 사채권자집회 모두 통과, 자율적 구조조정 돌입

대우조선해양은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열린 사채권자집회에서 높은 찬성률로 정부 채무조정안을 통과시켰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대승적 판단에 빠른 경영 정상화로 보답하겠다”며 “결정에 참여해주신 개인과 개관투자자, 지켜봐주신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부 채무 재조정안은 오는 21일부터 2019년 4월까지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총 1조3500억 원에 대해 50%는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절반은 만기를 3년 연장한다. 2015년 지원받은 4조2000억원 가운데 남은 4000억원도 활용 가능하다. 유동성 위기를 한동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우조선해양 채권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가 손실을 분담하는데 원칙을 뒀다. 발주 계약 취소, 신규 수주 중단 등이 우려되는 P플랜 대신 자율적 구조조정으로 자구방안을 찾는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CP 보유자 설득 작업도 이번 주 내에 합의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철저한 자구계획 이행과 신규 수주, 납기 준수 등 실적 개선이 관건이다. 새로 지원받는 2조9000억원은 선박 건조와 협력업체 대금 지급 등 용도 한정이다. 신규 수주와 정상적인 수주 선박 인도로 자금이 유입돼야만 채무 변제와 재무 개선이 가능한 상황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CP 보유자 동의까지 마무리되면 대우조선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이 이뤄지고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우조선해양이 철저한 경영 쇄신과 자구 노력으로 작지만 보다 단단한 회사가 되도록 민간 전문가 중심 경영관리위원회에서 엄격히 실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대우조선해양이 정상화되면 조선 산업 전반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도록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다. 중장기 비전으로 현재 대형 조선 3사를 빅2로 만드는 전략도 포함한다. 대우조선은 작고 단단한 기업을 만들어 내년 쯤 새 주인 물색에 나선다.

임 위원장은 “그동안 산업은행 중심으로 이뤄지던 경영관리를 민간 전문가 중심 경영 관리로 더 철저히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장기적으로는 기업 구조조정 방식이 기존 채권단 중심에서 시장 중심으로 이행되도록 신 기업 구조조정 방안 정착에 제도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 숨통 텄다... 5차례 사채권자집회 모두 통과, 자율적 구조조정 돌입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