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 구축사업을 두고 분당서울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 컨소시엄이 격돌한다. 이 사업은 올해 의료정보 최대 사업이다. 30개가 넘는 병원, IT서비스 기업이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입찰제안서 제출을 마감한 P-HIS 구축 사업에 분당서울대병원 컨소시엄, 고려대안암병원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가동 병원을 최대로 동원해 '드림팀'을 꾸렸다. 병원이 보유한 HIS 기능과 수출실적, 미래 비전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측된다.
P-HIS 구축 사업은 다양한 의료정보를 통합·분석해 실시간 진료에 활용하는 HIS 개발이 목적이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한다. 추후 클라우드 버전으로도 개발해 국내 1, 2, 3차 병원으로 확산하고 수출도 추진한다. 이 사업은 국가전략프로젝트 정밀의료 부분에 선정돼 관심을 모았다. 5년간 282억원이 투입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가톨릭의료원, 부산대병원, 경북대병원 등 10여 개 기업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개발·구축을 담당할 업체는 이지케어텍이다. 경쟁 컨소시엄 고대안암병원은 고대구로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아주대병원, 가천대길병원 등 15개 병원이 뭉쳤다. IT서비스 기업은 삼성SDS 합류가 유력하다.

사업 수주를 위한 전략 수립이 뜨겁다. 분당서울대병원 컨소시엄은 사업 경험, 수출 실적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분당서울대병원, 이지케어텍은 자체 HIS '베스트케어'를 보유한다. 서울대병원, 이대목동병원 등 국내 구축 사례는 물론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했다. 사우디 6개 병원과 700억원 규모 수출계약은 HIS 최초인 동시에 최대 규모 실적이다. 제안요청서에는 수출실적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2차 확산사업을 고려, 지방 국공립 병원을 전략적으로 참여시켰다. 정부 과제 설계 단계부터 참여한 점, 수출 실적, IT 서비스 역량 등을 감안할 때 사업 수주가 유력하다는 평가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사업화, 수출까지 달성한 자체 HIS를 보유했다는 점이 우리 컨소시엄 가장 큰 무기”라며 “이것을 기반으로 최신 기술을 접목해 정밀의료를 구현할 HIS 개발이 효율적이다”고 주장했다.

고대안암병원 컨소시엄은 사업화에 역점을 둔다. 국제의료정보표준인 HL7 기반 솔루션 개발 경험과 클라우드를 강조한다. HIS를 포함, 다양한 부가 솔루션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모듈화해 의료정보화 한류를 일으킬 계획이다. 아주대병원이 보유한 의료정보 표준화 역량도 기대한다. 분산 연구망, 의료정보공통모델 등 의료정보 활용, 표준화에서 가장 앞섰다.
고대병원 컨소시엄 관계자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삼성서울병원, 삼성SDS 등은 HL7 기반 솔루션과 클라우드를 위한 마이크로 모듈화 역량을 보유 한다”며 “정밀의료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사업자 선정은 5월 초에 발표된다. 사업계획 발표가 심사 70%를 차지하는 만큼 프레젠테이션에 집중한다. 이지케어텍, 삼성SDS 양자 간 개발·구축 역량도 평가 대상이다. 단일사업으로는 최대 규모인데다 추후 국내외 구축, 수출 사업까지 이어지면 수익은 더 늘어난다. 대규모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활을 거는 이유다.
변수도 존재한다. 사업 예산 변동 가능성이다. 정부는 당초 이번 사업에 800억원 이상 확보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예비타당성 검토를 거치면서 4분의 1 수준인 282억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올해 예산도 10억원 남짓이다.
병원 관계자는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추진됐지만 예산이 삭감됐고, 현재 사업 예산도 개발, 구축까지 진행하기에 부족하다”며 “차기정부에는 282억원이라는 총 예산도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