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노선 국제 항공 여객 숫자가 3월 들어 전년 대비 22.5% 감소했다. 4월에는 4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생긴 피해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정부는 항공사·여행사·상업시설 등을 위한 긴급 대책을 마련했다.
국토교통부는 3월 중국 노선 국제선 여객이 22.5% 감소한 113만4261명으로 집계됐다고 19일 밝혔다.
항공업계 피해는 지난달 15일 중국의 한국행 단체 여행 판매 제한이 시행되면서 본격화됐다. 2월까지는 중국노선이 전년 대비 1.2% 증가해 성장세가 낮은 정도 피해에 그쳤다. 판매 제한이 시행된 3월 15일부터 확연히 달라졌다. 3월 15~31일 중국 노선 여객은 전년 대비 37.3% 줄었다.
4월에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4월 1일부터 12일까지 중국 노선 여객은 전년 대비 46% 가량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재 추세로는 4월 여객 숫자는 전년 대비 40%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국내 공항 상황도 심각하다. 중국노선 비중이 높은 제주(-58.7%), 청주(-57.3%), 무안(-40.7%) 등 지방공항 국제선 실적은 전년 동월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다행히 항공노선 다변화 등으로 전체 국제 여객 숫자는 전년 동월 대비 9.6% 늘었다. 국내 여객까지 포함하면 8.9% 늘어난 851만명에 달한다.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 상승, 일본·동남아 관광객 증가, 저비용항공사 공급 확대 등이 여객수 증가 주요 이유다.
여객 숫자 자체로는 피해가 없어 보이지만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탓에 손해는 크다. 업계는 저비용 항공사를 포함한 국적 항공사 올해 피해액이 24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노선 여객 감소에 따른 피해는 항공사에 그치지 않는다. 여행사와 면세점과 같은 상업 시설도 큰 피해를 입는다.
국토부는 항공수요 회복과 업계 피해 최소화를 위해 공항공사, 지자체 등과 함께 긴급 지원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항공수요 회복을 위해 △항공사 노선 다변화 지원 △여행사·여행객 대상 인센티브·마케팅 확대 △수요회복 전까지 공항 면세점 등 상업시설 피해 최소화 방안이 포함됐다.
국토부는 태국, 대만 등의 국가와 항공회담을 통해 운수권 확대를 추진한다. 중국항공사가 운항을 취소하면서 반납한 슬롯은 해외노선 다변화를 위한 신규노선 등에 탄력적으로 제공한다. 지방공항에 국제선 전세편을 유치하는 여행사에 지급하는 지원금을 연간 최대 1500만원에서 최대 10억원(1회 운항편당 250만원)으로 확대한다. 공항 면세점 피해액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불카드도 지급하는 등 이벤트도 벌인다.
구본환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최근 감소된 항공수요를 조속히 회복하고, 우리 항공시장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항공노선 다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업계 등과 긴밀히 협력해 보다 빠르게 항공수요가 회복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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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