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가 문화·정치·산업생산에 이어 근본적인 산업구조까지 바꾸고 있다. 자본 주도의 대규모 제품 생산에서 아이디어와 서비스 중심 산업으로 개편을 이끌고 있다. 상징적 예가 '스타트업'이다. 이번 '컬처 에센스(Culture Essence)'에서는 스타트업 현황과 미래를 중심으로 ICT시대 산업구조의 변화를 알아본다.
◇산업구조 다양화·대중화의 상징 '스타트업'
'스타트업'은 경쟁력 있는 아이디어나 제품을 준비해 막 사업을 시작한 고위험·고수익 기업이다. 1990년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유행했던 벤처기업과 유사하지만, 자금이나 기업규모 면에서 영세하고 업력이 낮다는 차이가 있다. 국내에는 ICT 인프라가 갖춰지기 시작한 최근에 온·오프라인 연계(O2O)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이들은 ICT를 매개로 숙박·교통·부동산·식당·쇼핑 등의 사회 인프라나 헬스케어·가상현실(VR)·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은 물론 영화·애니메이션 등의 문화콘텐츠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 현재는 이용자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와 다양한 오프라인 혁신 캠페인 등을 펼치며 온·오프라인을 망라하는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은 과거 벤처버블이나 닷컴버블 때의 기업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을 보인다. 유사점으로는 취업난 해결을 위한 창업활성화 정책 덕분에 키워진다는 점이 있다. 현재 스타트업은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4차 산업혁명의 신호탄'이라 불리며 다양한 홍보와 자금혜택을 받고 있다. 기업마다 완벽하게 지원되지는 않지만, 2016년 초를 기준으로 총 3조5100억원의 예산과 16개 시도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국가지원과 금융 저리대출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졌다. 이는 국내 벤처신화와 비슷하다. 당시 정부는 △벤처촉진지구 도입 및 벤처기업 조세감면 등 '벤처 특별법' 개정안 통과 △9000억원 규모 자금지원 등 벤처창업을 유도한 바 있다.
반면 업계 내외의 노력과 사업구성 및 발전 양상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현재 스타트업은 정부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대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큐베이팅됨은 물론, 업계 자체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교육도 많이 진행된다. 벤처붐 시절에도 이런 노력은 있었으나, 기본적인 경영 노하우와 기술보유 면에서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차이는 분명하다. 용어의 뜻처럼 소규모라는 점도 차이가 있다. 벤처기업은 스타트업보다 많은 자금과 인력을 소요하는 까닭에 실패하거나 추가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는 정부나 민간투자자 부담이 크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스타트업은 인력소요나 유지비용이 적은 탓에 비용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투입자금 대비 효과가 크다.

무엇보다 여러 부문에서 기존 산업과 협력해 탄력을 부가할 수 있고, 활용 가능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이 가능해 산업구조의 대중화가 가능하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대기업이나 벤처기업은 자금적인 부분이나 내부 지침 등으로 운영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다. 기본적으로 활용 가능한 아이디어나 제품이 있어야 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기존 기업이 투자하기 어려운 세부적인 영역까지 커버할 수 있다는 점은 국가적인 산업발전이나 부의 과밀화 등을 해소하고, 더 많은 민간영역의 확대로 내수와 수출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
스타트업 한 관계자는 “스타트업은 ICT를 중심으로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이 접목돼 다양한 생활영역의 편리함은 물론 국가경쟁력 증진에 필요한 부분”이라며 “특히 내수활성화와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술력 확보와 산업구조 변경 등에 절실히 필요하기에 꾸준한 제도적 뒷받침과 민간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판로·자금 필요한 스타트업, 활로는 '민간홍보 확대'
국내 스타트업은 ICT기반의 산업구조와 영역의 변경, 내수활성화와 국가경쟁력 확보 등의 목적으로 정부·공공기관, 민간영역에서의 지원을 받고 있다. 고위험·고수익이라는 기본개념을 지닌 탓에 상당히 보수적으로 투자지원이 이뤄진다. 판로에 있어서도 중소기업청이나 서울산업진흥원(SBA) 등 공공기관 차원에서 홍보를 하고 있으나, 관련업계 해외 바이어나 투자자 외에는 이렇다 할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스타트업계는 자금마련과 판로확보를 위한 민간영역에서의 홍보채널 확보가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일부 언론사와 온라인쇼핑몰이 소셜채널 등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활용해 스타트업 활로모색에 나서고 있다. 대표 언론콘텐츠로는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의 스타트업 방송 '스타트업을 알려주는 15분'이 있고, 온라인쇼핑몰로는 네이버와 옥션, G마켓 등이 있다. '스타트업을 알려주는 15분'은 공공기관이나 언론에서 우수기업으로 평가받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이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해 민간영역의 판로확보와 투자유치를 돕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들은 공공기관과 협의해 전용 브랜드숍을 운영하거나 이벤트를 펼치는 등 민간소비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성렬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4차 산업혁명기의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산업군이지만, 해외에서보다 국내 민간영역에서의 수요나 관심이 부족해 발전이 미미한 편”이라며 “'스타트업을 알려주는 15분'을 시작으로 다양한 홍보채널이 마련돼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활성화하는데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회 일각에서는 정부가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자금지원을 위해 대출보증 및 실행 등을 시중은행에 맡기는 '신위탁보증제도'를 내세웠지만, 대손충당금 등 시중은행의 부담을 고려치 않은 무리한 진행으로 시행 시기가 연기돼 이를 만회할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