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미세먼지가 만성 콧물, 코막힘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처음으로 발표됐다. 대기오염이 만성 비염과 축농증 등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생물학적 과정이 확인됐다.
20일 UPI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연구팀은 생쥐 38마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볼티모어 도심의 미세먼지(PM2.5)로 오염된 공기와 깨끗한 공기 속에서 키우며 코를 포함한 부비강 생체지표 변화를 측정했다. PM2.5 수준 미세먼지에는 입자가 큰 일반 먼지와 꽃가루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화력발전소와 자동차 배출가스 등에서 나오는 순수한 대기오염물질이 비염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한다.
실험에 사용된 공기 오염 수준은 뉴델리, 카이로, 베이징 등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평균 농도의 20~60% 수준이었다. 하루 6시간, 1주 5일간씩 16주 동안 노출시킨 뒤 코와 부비강 세포, 분비액 등을 검사했다. 그 결과 염증이 있다는 신호인 백혈구가 오염된 공기에 노출된 쥐에 훨씬 많았다. 그중에서도 대식세포는 4배나 더 많았다.
인터루킨 등과 관련된 mRNA 농도도 현저히 높았다. 적이 침투했을 때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사이토킨 농도는 5~10배나 높았다.
머레이 래머너선 이비인후과 교수는 “대기오염 물질이 직접 부비강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 기능은 부비강 조직 세포들을 꽃가루나 세균 등의 자극과 감염에서 보호하는데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자체가 만성 비염과 부비동염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꽃가루 등 입자가 큰 다른 알레르기 유발 인자 등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미국 호흡기 세포와 분자 생물학 저널'에 실렸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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