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시간 고객 대응 시스템을 운영해야 하는 금융권에서 챗봇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챗봇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기기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 관련 챗봇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대신증권의 벤자민, NH농협 ‘금융봇’, 동부화재 ‘프로미 챗봇’, 라이나생명 ‘챗봇’, P2P 업체 8퍼센트의 ‘에이다’, 신한카드 ‘판페이봇’ 등이 서비스 중이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도 챗봇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금융기관의 챗봇 도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도입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 챗봇을 개발한 머니브레인의 이성재 이사는 최근 데브멘토의 챗봇 세미나에서 “챗봇 도입 이후 콜당 처리 단가가 90% 이상 절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균 콜 수 2400회를 기준으로 챗봇을 도입했을 경우, 필요한 텔레마케터(TM) 인원수, 인당 인건비, 재경비 등을 감안해보면 콜당 처리 단가가 3750원에서 312원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주요 증권사와 보험사에 챗봇을 공급한 와이즈넛의 장정훈 이사는 “챗봇 이용률이 개시 2년 이내 기존 음성상담서비스의 40%를 대체하고, 상담원 연결호 감소율도 10%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량적인 수치가 아니어도 챗봇 도입 이후 서비스 브랜드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금융 인공지능(AI) 챗봇을 표방하며 ‘벤자민’을 서비스 중인 대신증권이 좋은 사례다. 변해인 대신증권 팀장은 최근 데브멘토의 챗봇 세미나에서 “챗봇을 단순히 비용 관점에서 설계하지 않았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고객이 많이 참여하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취지와 향후 대고객 서비스 확충의 기반으로 챗봇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변 팀장은 “챗봇 효율성을 따지자고 하면 2년 정도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챗봇은 대고객 서비스 중 하나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가져가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추가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금융 챗봇 운용 자체가 몇 개월이 걸리지 않은 시점에서 정량적으로 도입 효과를 내기는 어렵지만 업무 효율성 증대와 비용 절감효과, 대고객 서비스 만족도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정훈 와이즈넛 이사는 “상담사는 전문 상담에 집중 유도하고 24시간 365일 자동 응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기에 고객 편의 제공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챗봇 도입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챗봇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챗봇 도입 이후에도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챗봇을 도입하게 되면 처음엔 기존 보유하고 있는 질문-답변으로만 응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후 사용자의 질문 로그와 미응대 항목, 챗봇으로 인한 신규 질문 등을 분석해 재학습하면서 시스템 자체를 성장시켜 나가야하는 학습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전자신문인터넷이 이달 27일 개최하는 ‘챗봇 구축가이드’ 세미나에서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에 적용된 챗봇 사례와 적용 기술에 대해 소개될 예정이다. 다양한 산업군의 챗봇 사례를 통해 기획, 디자인, 개발 및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이번 행사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와 참가는 전자신문인터넷웹사이트에, 등록 및 문의는 컨퍼런스 사무국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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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빈 기자 (bbj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