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업계가 일제히 NCC 투자에 나섰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운용 전략은 제각각이다. 업계 '빅2'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은 연료 확보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다.
롯데케미칼은 NCC와 더불어 에탄분해설비(ECC) 비중을 점차 높이는 반면, LG화학은 ECC 투자를 전면 취소하고 NCC 일변도 노선을 택했다.
롯데케미칼은 우즈베키스탄·미국 등에 에탄분해설비(ECC)를 건설했다. 현대오일뱅크와 초경질유(콘덴세이트) 정제 합작사업에 나서는 등 에틸렌 생산 원료를 나프타로 한정하지 않았다. ECC 에틸렌 생산능력 비중은 2019년 25%까지 늘릴 계획이다.
반면 LG화학은 NCC에 '올인'했다. 지난해 카자흐스탄 ECC 건설을 취소한 뒤 장고 끝에 NCC로 선회했다. ECC 비중은 아직 '제로'다.
이는 향후 두 기업 사업 전략을 읽을 수 있는 포인트다.
롯데케미칼은 폴리에틸렌(PE),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등 범용제품 생산을 지속 늘리고 있다. 북미 ECC, 중국 석탄 화학기업과 가격 경쟁을 펼쳐야 하는데 원가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이 때문에 다양한 원료원을 확보해 향후 유가 변동에 대응해 원가를 경쟁력을 유지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ECC 비중을 높인 배경이다.
반면 LG화학은 우리나라 화학업체 가운데 생산 품목이 가장 많고 고부가 제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NCC에서 생산하는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으로 메탈로센계 PO(폴리올레핀), 고기능 ABS 및 EP, 친환경 합성고무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LG화학은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을 현재 3조원 규모에서 2020년까지 7조원 상당으로 늘릴 계획이다. 원가보다는 안정적 원료 수급과 제품 특성에 맞는 원료 확보가 더 중요하다
한화토탈은 나프타 일변도에서 벗어나 프로판가스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나프타 분해시설에 프로판가스 분해설비와 가스터빈 발전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나프타가 아닌 프로판으로 제품에 생산에 나서게 된다. 최근 미국에서 프로판가스 생산량이 늘면서 공급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프로판을 원료로 쓰는 기업이 나프타만 쓰는 기업보다 이익률이 높았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어떤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할지에 따라 원료 선택이 달라진다”면서 “범용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가격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유가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ECC 등 원료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고부가가치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원가경쟁력보다는 원료 수급과 하위 생산제품 다변화를 고려해야 하는데 이 때는 NCC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최호 산업경제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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